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꺼냈다. 실제 봉쇄에 나서면 세계 경제는 물론 이란도 경제적, 외교적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미국에 맞서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의회는 지난 22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 세 곳을 폭격한 직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다만 실제 봉쇄가 이뤄지려면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SNSC) 승인과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재가가 필요하다. 하메네이는 23일 X에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며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SNS에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느냐”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정권 교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최고의 압박 카드를 꺼내 들고 서로를 위협했다.
국제 해운업계는 경계 모드에 들어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선사인 코스위즈덤레이크호, 마셜제도에 등록된 사우스로열티호 등 초대형 유조선 2척이 미국의 이란 폭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항로를 정반대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급변경했다. 한국 기업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과 LG는 대체 항구를 비롯해 육로 운송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비해 중동산 원유를 대체할 스폿(단기) 물량 찾기에 나섰다.
김주완/신정은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