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하나은행이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부동산이 아니라 기업대출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가운데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1분기 기준)은 신한은행이 55%로 가장 높았다. 2위는 하나은행으로 53.8%였다. 이어 우리은행(51%), 국민은행(49.2%) 순이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액수(3월 말 기준)가 지난해 말 대비 0.7% 늘어난 180조72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0.8% 늘어난 176조36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0.5% 증가한 162조7770억원이었다. 우리은행은 1.6% 감소한 151조6500억원이었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이 줄어든 것은 자산 건전성 관리 차원의 공급 조절로 분석된다. 이들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안팎이다.
통상적으로 기업대출은 생산적 금융으로 불린다. 자금을 생산활동에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금융의 본질적인 기능에 부합한다는 평가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대출은 경기 민감도가 높고, 건전성 악화 우려가 크다. 특히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은행에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의 자금이 기업에 흘러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은행권 등의 민간자금이 부동산 및 가계대출 부문에 과도하게 몰려 있어 기술 발전이나 생산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며 “은행이 기업대출보다 주담대 공급을 선호하는 유인을 축소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