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내 핵시설이 있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을 공격했다. 이란 내 핵시설에 피해를 주는 데 성공했다면 이란 핵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22일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작전명을 ‘미드나이트 해머’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 B-2 폭격기 7대가 전날 작전에서 벙커버스터(GBU-57) 14발을 투하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케인 합참의장은 “20일 자정부터 21일 아침까지 미 본토에서 B-2 스피릿 폭격기 편대가 이륙했다”며 “공격 편대의 일부는 서쪽으로 이동해 태평양으로 진입하며 미끼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잠수함이 이스파한의 주요 인프라 목표물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20기를 발사하는 것으로 공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공격한) 이란의 세 곳 모두 초기 피해 평가 결과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포르도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핵무기 개발 의혹의 핵심 지역으로 꼽혀온 장소다. 두 개의 거대한 농축 공간에 약 3000개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 핵시설이 계속 가동되면 이란이 보유 중인 60%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무기급인 90% 농축우라늄 233㎏을 3주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미국이 포르도를 벙커버스터로 집중 공격한 것은 이곳이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지하 80~90m에 있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깊은 산속 암반 아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포르도는 끝났다”고 썼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실제 포르도 핵시설이 충분히 파괴됐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에 사용한 벙커버스터 ‘GBU-57’은 이론상 지표면에서 60m까지 파고들 수 있다. 벙커버스터를 여러 발 터뜨리면 관통 깊이를 늘릴 수 있지만 실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는 불확실하다. NYT는 “폭격기가 같은 곳에 연이어 투하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이스라엘이 13일 첫 공습 때 공격한 곳과 같은 장소다.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과 지상 핵연료 농축시설 등 두 개 시설이 있다. 이란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 장소는 포르도와 나탄즈 두 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나탄즈 공격에 벙커버스터와 크루즈미사일을 함께 사용한 것은 지하 및 지상 핵시설을 동시에 타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스파한은 우라늄을 무기 생산에 필요한 형태로 변환하는 방법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진 장소다. 또 60%까지 농축된 폭탄급 연료를 보관하는 곳으로 추정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