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일 “대한민국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선 인공지능(AI) 시장을 키워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 한국 AI 시장을 만들어 달라”며 다섯 가지 제언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 등이 참여한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 회장이 가장 먼저 제시한 방안은 AI 원스톱 바우처 사업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이 AI 솔루션을 도입할 때 정부가 지원해 주는 제도다. 최 회장은 “바우처 사업을 시행하면 AI 관련 잠재 시장이 커질 뿐 아니라 AI가 산업 경제 전반에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AI 시장을 주도하고 나아가 직접적인 수요자가 돼달라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정부가 ‘AI 정부’ 변신에 나서면서 관련 솔루션은 민간에 맡겨달라”며 “공공 시장의 25% 정도에 AI를 도입해도 5년간 5조원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부 주도로 AI 스타트업 펀드를 만들어 적극 투자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그는 “5년 안에 스타트업 2만 개를 육성할 수 있다”며 “SK 등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협력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울산시를 AI 특구로 만들자는 제안도 했다. 복잡한 규제를 없애 제조업이 밀집된 울산을 AI 혁신의 메카로 키우자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제조업이 모든 산업을 이끄는 형태인데 AI 적용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며 “울산에 있는 기업의 데이터와 경험으로 AI 제조업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인재 양성도 빼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초·중·고 교과 과정에 AI를 필수 과목으로 넣는 등 ‘AI 네이티브 세대’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