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 취약계층과 자영업자의 빚 탕감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배드뱅크’를 통해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빚을 진 차주의 채무를 탕감해준다.
총 8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중 절반은 민간 금융사들의 재원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총 113만4000명의 연체채권 약 16조4000억원이 사라질 것으로 추산된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국무회의에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의결됐다. 추경안에 담긴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하는 채무 조정 기구가 금융사로부터 장기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빚을 탕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지원 대상은 5000만원 이하 빚을 7년 이상 연체한 금융 취약계층과 개인 자영업자다. 중위소득 60% 이하로 처분 가능한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빚을 100% 탕감해준다.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에게는 최대 80%의 원금 감면, 10년간 분할 상환이 가능하도록 채무 조정을 진행한다.
소요 예산은 약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연체채권 규모에 5% 평균 매입가율을 적용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절반은 2차 추경, 나머지 절반은 금융권 지원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금융권에서 기여를 많이 했고, 어느 정도(지원에)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라며 “정부가 4000억원을 마중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금융권에서 부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도 추진된다. 정부는 총 채무 1억원 이하,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 소상공인의 빚을 90%까지 감면해 줄 계획이다. 나머지 채무에 대해서도 최대 20년간 분할 상환을 지원할 방침이다.
‘어려운 사람은 돈을 빌리고 갚을 필요 없다’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 성실한 채무자에 대해 ‘빚 갚는 사람이 바보’라는 역차별 문제도 제기된다.
조수아 기자 joshu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