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오픈AI, 팰런티어 같은 빅테크가 한국이 수십 년간 쌓은 제조업 데이터에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가 최근 한국 기업 및 정부와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며 19일 이같이 말했다.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의 국내 대관 관계자들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팩토리 사업’과 관련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이 한 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AI 시대 희토류’로 불리는 제조 데이터다. ‘AI 4대 천왕’ 중 한 명이자 딥러닝 연구의 선구자인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국내 굴지의 제조기업에 무상 컨설팅을 대가로 제조 데이터를 공유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로드맵을 설계 중인 국정기획위원회는 ‘AI 3대 강국’ 진입을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으로 삼았다. 7위권인 AI 경쟁력을 3위권에 진입시켜야 잠재성장률을 3%대로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한국만의 ‘소버린 AI’와 함께 한국의 ‘진짜 AI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가 지난 18일 내놓은 정책엔 제조 데이터 안보와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지낸 윤 교수는 “미국이 탐내고, 중국이 집중 투자하는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며 “AI 패권 경쟁의 중심축이 ‘알고리즘’에서 ‘제조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