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양방 주치의로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가 19일 위촉됐다. 박 교수는 지난 16~18일 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캐나다 방문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건강증진센터장 등을 지낸 뒤 서울대병원 공공의료 빅데이터 융합 연구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의료와 환경, 생활습관 등을 통합한 건강시스템 데이터사이언스 분야를 개척한 그는 2020년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자이메드를 창업해 대표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안저촬영 등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2020년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14년 통일보건의료학회 창립 초기부터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다. 남북한 주민의 건강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한 학술단체다.
박 교수의 주치의 임명을 두고 의료계 안팎에선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으로 합류한 홍승권 록향의료재단 이사장과의 인연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중앙대 의대를 졸업한 홍 이사장은 이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보건의료 공약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이사장과 박 교수는 비슷한 시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전공의 수련을 하고 서울대 의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대통령 주치의는 주로 내과 의사가 맡았다. 가정의학과 의사가 위촉된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건강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앞으로 1차 의료와 주치의제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게 된 박 교수 등이 그동안 “대학병원 가정의학과의 핵심 역할은 1차 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란 지론을 펴왔기 때문이다.
대통령 주치의는 활동비 외에 월급 등이 없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1963년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도입된 뒤 대통령마다 주치의를 임명하고 있다. 평소엔 소속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대통령 건강을 확인하거나 해외 순방 등이 있을 때 대통령과 동행한다.
이지현/한재영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