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대형교회인 온누리교회에서 유튜브로 생중계된 새벽 예배 도중 북한 인공기와 북한 국가로 추정되는 연주곡이 약 22초간 송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회는 외부 해킹에 의한 의도적 영상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안 강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해당 사고는 지난 18일 오전 5시경,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의 설교 중 약 28분이 지난 시점에서 벌어졌다. 화면에는 북한 인공기가 등장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國歌)로 추정되는 음악과 함께 약 22초간 화면이 유지됐다가 이후 정상 예배 영상으로 돌아왔다.
사고 직후 온누리교회는 유튜브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를 내고 "6월 18일 서빙고 새벽 예배 유튜브 스트리밍 중 예기치 않은 영상이 송출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긴급 조사 중이며, 빠른 시일 내 상황 조사 후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교회 홈페이지에는 해당 영상 중 인공기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부분만 업로드돼 있다
교회는 사고 직후 유튜브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긴급 변경하고, 2단계 인증(OTP) 절차를 강화했다. 또한 스트리밍 키도 전면 재발급 및 교체했고, 사고 시간 전후 송출 장비가 사용한 네트워크 IP 접근 로그를 분석 중이다.
교회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외부에서 해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 또는 유튜브 본사 보안팀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단순한 영상 파일 오류나 장비 결함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교회 네트워크 침입 △유튜브 관리자 계정 해킹 △스트리밍 키 유출 가능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송출 전후 보안 점검 절차를 새로 수립하고 관리자 계정 수도 재정비하며, 관련자 보안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문제의 영상은 삭제됐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녹화본을 공유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