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삼성도…비자 장벽에 인력난

입력 2025-06-18 17:46
수정 2025-06-19 02:07
미국 비자와 전자여행허가(ESTA)발(發) 인력난을 겪는 것은 한국 기업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투자 유인 정책으로 미국 시장에 공장을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최강자’ 대만 TSMC 등도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수혜를 기대하며 대규모 공장을 짓는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반도체 숙련공 부족에 시름하고 있다.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인 TSMC는 설비 가동을 위한 기술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공장 두 곳의 준공은 1년 이상 미뤄진 상태다. 당초 TSMC는 연내 1공장을 가동해 4~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하고, 2026년부터 2공장에서 3㎚ 칩을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1공장은 2025년 이후, 2공장은 2028년 이후로 준공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TSMC 측은 숙련된 건설 인력 확보 등이 어렵다는 것을 공장 가동 지연 이유로 꼽고 있다. 공장 준공을 위해 대만에서 수백 명의 전문 인력을 미국에 파견하려고 했지만, 한국과 같이 까다로운 비자 장벽에 막혀 무산됐다. 미국 정부가 여전히 “공장 운영에 필요한 직원은 미국 인력으로 채용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완공 후에도 진통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텍사스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도 비슷한 처지다. 장비 설치 지연과 미숙련 현지 기술자 문제로 한국에서 주재원을 최대한 파견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이었던 완공 시점도 밀렸다.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인 SK하이닉스는 인력 확보에 차질을 빚자 지역 내 커뮤니티칼리지, 퍼듀대 등과 협력해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했지만 인력 초과 수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