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기업 잡자"…해외 e커머스 '구애경쟁'

입력 2025-06-17 17:40
수정 2025-06-18 01:36
‘K뷰티’ 인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중국 알리바바, 미국 아마존 등 글로벌 e커머스업체들이 국내 화장품업체를 잡기 위해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뷰티 스타트업 육성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알리, K뷰티에 적극 구애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인터내셔널, 알리익스프레스와 한국화장품협회는 이날 서울 대치동 트라디노이에서 국내 화장품업계 관계자 50여 명을 초청해 수출 전략 콘퍼런스를 열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작년 9월 한국 상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셀링 플랫폼’을 출범한 이후 공개적으로 진행한 첫 K뷰티 콘퍼런스다. 이날 행사에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형 화장품업체와 물류업체까지 참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뷰티업체들에 판매, 입점, 마케팅 등에 5년간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알리는 작년 글로벌 셀링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이 같은 혜택을 앞세웠다. 판매자들이 우려하는 위조상품,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도 단속 시스템을 운영해 예방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15일 이내 정산 시스템, 카드 수수료 부담 경감, SNS를 통한 마케팅 지원 등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K뷰티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세계적 유행이 되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들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특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알리바바그룹 계열사 티몰글로벌은 전날 서울 SETEC에서 ‘중국 뷰티 온라인 시장 진출 설명회’를 열고 중소 뷰티 기업들과 수출 관련 상담을 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알리바바닷컴도 지난주 국내 뷰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콘퍼런스를 열었다.

알리바바그룹은 현재 라자다(동남아시아), 티몰·타오바오(중국), 알리익스프레스(미국 일본 스페인 프랑스) 같은 계열사를 통해 한국 상품을 해외에서 판매 중이다. 중국 내수 부진과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이 커진 가운데 K뷰티를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틱톡도 참전, 국내 업체와 경쟁틱톡은 자체 커머스 서비스 ‘틱톡샵’을 강화하겠다며 지난달부터 국내 업체의 입점 조건을 크게 완화했다. 미국 현지 법인 설립 요건을 폐지하고 한국 법인, 한국 주소, 가상계좌 등만 있으면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7월 대규모 ‘K뷰티 수출 콘퍼런스’를 연 아마존은 올해 국내 벤처캐피털(VC) 등과 협력해 뷰티 스타트업 육성에 참여하고 있다.

K뷰티 상품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 규모는 약 29억400만달러(약 3조9587억원)에 달했다. 이 중 3분의 1인 9억7300만달러가량을 화장품이 차지했다. 올 1분기 해외 직접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28.3% 늘어나 약 5억3260만달러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규모가 3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미 해외 직접판매 시장에 진출한 국내 e커머스업체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e커머스업체 가운데 G마켓은 몽골·대만·싱가포르·중국 등지에서, 쿠팡은 대만에서 직접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혜택과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장점이 막강해 다수 셀러가 알리나 틱톡 등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