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 행복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뜻이 담긴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국민들께 희망을 안겨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정릉동 고려대 의료원 메디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정몽구 미래의학관(사진) 준공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1호 민간 주도 전(全)주기 백신 개발센터인 정몽구 미래의학관의 출발점은 2021년 8월이었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고통받는 상황에 내몰리자 정 명예회장이 “국산 백신 개발과 연구 인프라 확충에 써달라”며 고려대 의료원에 사재 100억원을 기부한 것.
당시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성원하는 국민께 도움이 되고 싶다”며 “감염병을 극복하고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사재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고려대 의료원은 정 명예회장의 뜻을 새기기 위해 1만2213㎡ 부지에 6층짜리 건물로 세운 이곳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미래의학관 1층 헌정 명판에 ‘질병을 극복해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미래의학관이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는 정 명예회장의 메시지를 새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에는 백신혁신연구센터를 비롯해 생물안전센터, 유전자세포 치료 연구개발(R&D) 및 디지털헬스 기반 정밀의학센터, 첨단치료기술 연구개발센터 등이 들어섰다. 신종 병원체를 다루는 생물안전 3등급 시설과 이미징 기반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첨단 설비도 도입했다. 첨단 백신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두루 갖췄다는 얘기다.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축사의 대부분을 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이 국산 백신 개발에 사재를 출연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은 기업이 존재하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가 국민의 행복이라고 믿었다”며 “그래서 의료 인재 양성과 소외계층 진료 등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의 소중한 뜻이 정몽구 미래의학관이란 이름으로 실현됐다는 게 감격스럽다”며 “이곳이 대한민국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세계 보건 위기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본 건 이뿐만이 아니다. 사회공헌 활동의 주축은 2007년 정 명예회장이 사재 85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다. 이 재단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고 희망 사다리를 든든하게 만들어 달라”는 정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국가를 위해 헌신한 경찰관·소방관·해양경찰관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미래산업, 국제협력, 문화예술 등 6개 분야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