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23일 13: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의 투자회수 요구 묵살로 손실을 봤다며 유한책임사원(LP)들이 공동 업무집행조합원(GP) 케이프증권을 상대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케이프증권이 공동 GP로 참여한 예능제작사 투자 건에서 GP의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LP들에게 투자원금과 이자 등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프증권과 한 자산운용사가 공동 설립한 신기술투자조합에 출자한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 LP들은 지난달 금감원 분조위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신기술조합은 2022년 8월 예능제작사 재믹스씨앤비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47억원을 투자했다. 신기술조합의 핵심 운용인력의 절반은 케이프투자증권 소속 직원으로 전해진다. 이후로도 한국투자파트너스, IBK캐피탈과 홍콩계 사모펀드 등이 잇따라 재믹스씨앤비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2022년 이후 재믹스씨앤비에 대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액은 총 263억원에 달한다.
이듬해인 2023년 재믹스씨앤비 실적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상장 일정도 지연되며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은 커져갔다. 같은 해 6월 감사보고서로 공시된 2022년 사업연도 실적은 투자 당시나 가결산에서 제시된 실적에 현저히 미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CB 투자 당시 재믹스씨앤비가 제시한 2022년 매출은 415억원, 순이익은 41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각각 242억원, 11억원에 그쳤다.
이에 신기술조합 운용역들은 모두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CB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했지만, 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 공시 전후로 케이프증권 소속 운용역은 총 4차례 투자 회수를 주장했으나 임 대표는 "이런 좋은 회사를 매도하는 것은 능력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모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심의위원회 개최도 임 대표 반대로 좌초되자 케이프증권 소속 운용역들은 부실에 대한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퇴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재믹스씨앤비는 외주제작비 미지급, 은행 대출 연체, 임금체불 등으로 사실상 부도 상태다. 회수 가능한 자산도 없어 투자자들은 투자금 전액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LP들은 조정신청서에서 "한시라도 빨리 투자금을 상환받는 것이 조합 전체를 위한 합리적 판단임이 분명했다"며 "그럼에도 케이프증권 측의 계속된 반대로 제때 EOD를 선언하고 투자금을 상환받을 수 없었으며 전액 손실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케이프증권은 "관련 사건으로 금감원 민원이 3번 접수됐으나 모두 처리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투자회수에 반대했던 이유 등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