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젠티'…T1, 한화생명 꺾고 MSI 진출 [MSI 선발전]

입력 2025-06-16 07:00
수정 2025-06-16 07:07

돌고 돌아 결국 젠지 e스포츠 그리고 T1이 캐나다로 향한다. T1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선발전 최종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T1은 젠지 e스포츠와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MSI에 국내 리그 LCK 대표로 참가한다. T1과 젠지는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 MSI에 동반 출전하게 됐다. 또한 T1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MSI 무대에 서게 됐다. 이번 참가로 총 8번 MSI에 나서며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MSI는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국제 대회다.

T1의 이번 승리는 사실 예상 밖이었다. T1이 올해 한화생명을 상대로 매치 전패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이다. T1은 지난 2월에 열린 LCK 컵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한화생명에 세트 스코어 2 대 3으로 패했다. 이어 LCK 정규 시즌 1·2 라운드 모두 0 대 2로 완패를 당했다. 한화생명이 지난 13일 젠지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만큼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진행된 전문가 승부 예측에서도 11 대 2로 한화생명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T1이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완승을 거둔 것이다. 1세트는 T1이 경기 시간 30여 분 만에 킬 스코어 22 대 4로 수월하게 승리했다. 이어진 2세트에선 한화생명이 경기 초반 앞서갔다. 하지만 17분경 벌어진 대형 오브젝트인 드래건을 둘러싼 한타에서 T1이 승리하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흐름을 바꾼 T1이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의 암베사의 활약에 힘입어 중요 교전에서 연달아 이기며 결국 승리를 거뒀다.

양 팀의 운명이 결정된 마지막 3세트에선 T1이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 시간 10분경 탑 라인에서 발생한 교전에서 T1이 상대 선수 4명을 잡아내며 경기가 크게 기울었다. 순식간에 글로벌 골드 격차가 3000까지 벌어졌다. 12분 40초경에 바텀 라인에서 T1이 또 한 번 대승을 거두며 킬 스코어를 8 대 0까지 벌렸다. 성장 차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스노우 볼을 굴린 T1은 경기 시간 20분 만에 1만 골드 이상의 격차를 내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25분여 만에 T1이 한화생명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MSI 출전권을 따냈다.

이날 경기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M)에는 T1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이 선정됐다. 최현준은 지난 14일 KT 롤스터와의 4라운드 대결에 이어 두 번 연속 POM을 차지했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던 그는 이번 선발전에서 계속해서 고점을 찍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최현준은 이날 한화생명과의 경기에서 3세트를 합쳐 13킬 4데스 3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한편 이날 승리한 T1은 LCK 2번 시드로 MSI에 출격한다. 1번 시드인 젠지와 함께 본선 격인 브래킷 스테이지에 직행한다. 이번 대회에는 총 5개 지역에서 10개 팀이 참가한다. 현재 미주 지역 리그인 LTA를 제외한 4개 지역의 8개 참가팀이 확정됐다. LCK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 리그 LPL에선 애니원즈 레전드(AL)와 빌리빌리 게이밍(BLG)가 출전한다. 유럽 리그 LEC에선 모비스타 코이와 G2 e스포츠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리그 LCP에선 CTBC 플라잉 오이스터와 감 e스포츠가 지역을 대표해 경기에 나선다. 이번 MSI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