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대신 눈을 돌린 남해 7광구는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곳이다. 한·일 공동개발협정이 종료되면 중국까지 가세한 한·중·일 각축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동북아시아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1978년 6월 22일 발효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은 이달 22일부터 연장 또는 폐지의 기로에 놓인다. 양국은 50년 유효 기간이 끝나는 시점의 3년 전부터 협정 종료를 일방 선언할 수 있다. 이 협정은 1969년 유엔이 7광구가 포함된 동중국해에 대해 “세계 최대 석유 자원이 매장돼 있다”고 발표한 뒤 박정희 당시 대통령 주도로 1974년 맺어졌다. 7광구 전체와 인접한 제주 남쪽 해역(4광구, 5광구, 6-2광구 일부)을 공동개발구역(JDZ)으로 지정하고 양국이 함께 개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5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공동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다. 협정이 맺어진 1970년대만 해도 한국의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이어진다는 ‘대륙붕 연장론’에 따라 한국이 7광구 관할권을 주장하기에 유리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리비아·몰타 판결 등으로 거리 기준에 따라 관할권을 인정하는 해석이 힘을 얻으며 일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일본이 조기에 협정을 종료하고 7광구 관할권을 주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일본이 오는 22일 곧바로 협정 종료를 통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와의 관계에 처음부터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협정이 종료되더라도 국제법에 따라 한국 측 동의 없이 일방적인 자원 개발은 불가능하다. 7광구는 다시 경계 미획정 수역이 되고, 권리 주장이 중첩되는 주변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협정이 종료되면 중국이 개입할 여지가 커진다는 점도 일본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