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해하려고 작품을 만들지는 않아요. 오히려 원작보다 뛰어난 작품을 만들려고 한 거죠."
12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배우 소지섭은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 대한 원작 팬들의 비판적인 반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광장'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소지섭)이, 조직의 이인자였던 동생 기석(이준혁)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누아르 액션 드라마다. '역대 가장 완성도 높은 누아르 웹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두꺼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3년 만에 누아르 액션으로 돌아온 소지섭은 시리즈 제작 전부터 웹툰 팬들 사이에서 기준 역 가상 캐스팅 1순위로 거론돼왔다.
소지섭은 "처음엔 웹툰이 있는 줄 모르고 시나리오를 받았다"며 "나중에 가상 캐스팅 1순위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과 드라마에 대해 "둘 다 너무 좋다"면서도 "조심스럽다. 다만 원작보다 시리즈에서 더 직진하는 에너지가 잘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최성은 감독은 "각색 과정에서도 원작의 톤과 매너를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으나 예고편 공개 이후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감을 표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소지섭은 "각색이 돼서 원작과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큰 그림 자체는 비슷해 시나리오에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국판 '존 윅'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존 윅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만들어질 때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킬레스건이 잘린 캐릭터를 연기한 소지섭은 "다리를 안 쓰니까 오히려 편한 부분도 있었다"며 "다만 액션 장면이 워낙 많다 보니 촬영이 쉽지는 않아 '멈출 수는 있어도 뒤로 물러나지는 말자'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귀띔했다.
액션 연기에 대한 갈증이 해소됐는지 묻자 그는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며 "시나리오가 없어서 오랜만에 하게 된 것"이라며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광장'은 공개 이후 전 세계 44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글로벌 TOP 10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등극했다.
소지섭은 "'광장'으로 넷플릭스와는 처음 협업해봤는데, 연기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