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1일 18: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총 10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선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선제적 투자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춘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람코자산운용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기 사업 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지난 3월 각 부문에 흩어져 있던 전문 인력을 한데 모아 만든 데이터센터 전문조직 '데이터센터본부'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부지 발굴에서부터 전략 수립, 설계, 시공·운영 관리, 자산운용에 이르기까지 투자 전 과정에서 내부 전열을 새롭게 정비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2028년까지 5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해 2032년까지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총 1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총 1GW의 정보화 부화(IT-Load) 용량과 1.4GW의 수전 용량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단독 운용하는 국내 유일의 자산운용사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코람코자산운용이 개발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리츠'를 국내 최초로 설립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 관리하고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운영·관제하는 실물 자산을 뜻한다. 주로 통신사, IT·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등이 직접 운영해왔으나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관리 등이 필요한 산업 분야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들은 수년 전부터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지난 3년간 데이터센터에 약 1000억 달러(약 137조원)를 투자한 데 이어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고,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앞으로 약 500억 달러(약 68조원)를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47개인 국내 데이터센터는 2029년 637개로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은 이미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급성장하는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전문성을 축적해 향후 해외 실물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코람코자산운용은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일기 전인 2021년에 이미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케이스퀘어 데이터센터 가산'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해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4만1214㎡ 규모로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서울 내에 들어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경기 안산 성곡, 의정부 용현, 부산 등에서도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을 동시에 시작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