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학교 운영하더니 결국…파라다이스, 뮤지션 발굴 나섰다

입력 2025-06-09 20:00
수정 2025-06-09 20:03
파라다이스는 오는 21~22일 이틀간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5’이란 이름의 음악축제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연다. 국내 호텔·리조트가 공간을 빌려주는 형태로 음악축제를 개최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직접 행사를 기획해서 치르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대형 공연이 많이 열리는 파라다이스시티 인근의 인스파이어리조트도 대부분 대관 형식으로 아레나를 대여해서 행사를 치른다.


파라다이스가 음악축제를 직접 진행하는 이유는 K팝의 큰 인기에도 불구, 실력있는 뮤지션이 설 무대가 여전히 제한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K팝이 세계적으로 더 인기를 끌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새롭게 나와야 하는데, 그 역할을 파라다이스가 일부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파라다이스시티에는 음악축제를 열기 좋은 잔디밭 광장 ‘컬처파크’, 수 십여개의 레스토랑이 들어선 ‘플라자’, 동북아 최대 클럽 ‘크로마’, 라이브 뮤직 바 ‘루빅’ 등이 있어 음악축제를 여는 데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문화 예술 부흥에 대한 의지도 크다. 파라다이스의 창업자인 전낙원 회장은 1979년 계원학원을 세우고 한국의 예술 인재 발굴에 일찍부터 나선 인물이다. 계원학원은 현재 계원예술중?고와 계원예술대 등을 운영하며 국내 대표 예술 인재 교육기관이 됐다.

전낙원 회장이 2004년 타계한 뒤 경영권을 이어 받은 장남 전필립 회장도 문화 예술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과거 중앙대 재학 시절 ‘봄·여름·가울·겨울’의 멤버 김종진, 전태관 등과 함께 밴드 활동을 했을 정도다. 전필립 회장은 이후 중앙대를 자퇴한 뒤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을 떠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파라다이스그룹을 이끌게 된 이후론 아내 최윤정 씨가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돼 부부가 함께 세계 유명 예술품을 사들이는 컬렉터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파라다이스는 이번 음악축제를 계기로 국내 유망 밴드들이 해외로 뻗어 나살수 있도록 해외 공연기획자(델리게이트)를 초청, 국내외 뮤지션들과의 교류를 활성화 하기로 했다. 또 인천 지역 관광 활성화와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 체험 확대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인천 중구와 업무협약을 맺고 문화행사 유치 및 예술 생태계 지원을 위한 민관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