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으로 한·미 관세 협상이 본격적인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통상당국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금까지의 한·미 관세협상 경과를 보고를 마쳤고, 조만간 대미 협상 라인에 대한 본격 교체 인사도 단행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미국이 지난 4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관세 협상 제안서’에 대해 미국 측에 제출 시한을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통상 협의’의 구체적 진행 경과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2차 한·미 국장급 실무 협의와 이후 비정기적으로 협의됐던 미국 측 요구사항과 기존 대응 상황, 다른 나라와 미국 간 협상 동향 등을 상세하게 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까지 모든 무역상대국에 ‘최상의 조건’을 담은 제안서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상호관세 부과 예고 기한인 7월 9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협상에 속도를 내자고 압박한 셈이다. 이에 통상당국은 대선이 막 끝난 상황에서 확실한 방안을 미국 측에 제시하긴 어려우며 일주일가량 기한을 더 달라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고, 이 점을 이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지난 4월 24일 미국에서 진행된 ‘2+2 고위급 협의’를 계기로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양국은 이달 중 3차 관세 실무협의를 갖고, 이달 중순께 ‘각료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협상에 속도를 내길 원하는 미국에 통상당국은 ‘한국의 특수한 정치 상황을 이해해달라’도 요청해왔다. 이제 대선이 끝난 만큼 미국 측이 무역흑자 축소, 비관세장벽(NTE) 해소 등의 구체적 방안을 내놓으라고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 협상 컨트롤타워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임명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외교·통상 책사’ 역할을 했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정부에선 기존 국가안보실 제3차장(경제안보 담당)을 통상보좌관(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을 교체해 실무를 전담시키는 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협상의 속도다. 미국 품목·기본 관세부과 이후 ‘수출 감소’가 본격화하고 있고, 상호관세 부과 시한도 넘긴다면 국내 산업의 피해가 막대해지기 때문이다. 통상당국 '참고국'으로 삼았던 일본이 조만간 대미 5차 협상을 앞두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대훈/김형규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