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힘 원내대표 사퇴…"보수 재건 위해 직 내려놓겠다"

입력 2025-06-05 11:20
수정 2025-06-05 11:27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표로서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보수 재건을 위해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이번 대선 패배는 집권 여당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었다”며 “국민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부터 깊이 성찰하면서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당이 분열 행보를 보이고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당을 음해하는 자해적 정치 행태를 보인 데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다”며 “원내대표로서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변명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직을 맡을 때 ‘독이 든 성배를 드는 심정’이라고 말씀드렸다”며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을 막고 화합을 지켜내기 위해 당내 일각의 지속적인 도발과 자극, 심지어 인격모독까지 감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도움 주신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의총이 대선 패배 원인을 가감 없이 직시하고 올바른 당 체제를 논의하는 보수 재건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여당인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 해병 특검법)과 법무부 장관에 검사 징계 청구 권한을 부여하는 검사징계법 등 처리를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늘은 새 정부 출범 후 열리는 첫 본회의지만, 막상 민주당은 검사징계법과 3대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려 한다”며 “정치 보복적 법안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게 새 정부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권 원내대표는 “우리도 여당을 해봤고, 돌이켜보건대 대통령 임기 첫날이 가장 힘이 넘치는 날이었다”며 “가장 힘이 있을 때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는 의미 있는 민생 정책과 법안을 펼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취임사에서 ‘모든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야기가 의미 있게 들렸다”며 “여당이 무거운 책임감을 인식할 때 새 정부도 잘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을 마친 직후 권 원내대표는 “내가 없어야 자연스럽게 당이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총장을 떠났다.

정상원/양현주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