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반 득표 넘긴다더니…'족집게' 예측 빗나간 이유는

입력 2025-06-04 15:49
수정 2025-06-04 15:50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예측치가 이번 21대 대선에서는 실제 득표 결과와 차이가 있었다. 출구조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를 12.4%포인트로 예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8.27%포인트로 한 자릿수 격차였다.

최근 5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인을 맞추는 것은 물론, 수치와 후보들 간 격차를 거의 정확히 예측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3일 오후 8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가 51.7%, 김문수 후보가 39.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7.7%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격차는 12.4%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김문수·이준석 후보를 합산해도 이재명 후보보다 4.7%포인트가 부족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득표 결과는 이 대통령은 49.42%, 김 후보는 41.15%로 두 사람의 격차는 8.27%포인트였다. 이준석 후보(8.34%)와 김 후보 득표율을 합산하면 이재명 대통령을 소수점 차이로 앞선다.

흔히 접하는 여론조사의 표본 수는 1000개 정도인 것과 달리, 출구조사의 표본 수는 8만 개를 넘는다. 실시되는 곳도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진행되며, 시간대도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표본의 대표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때문에 전국 단위 현장 출구조사를 실시한 제16대 대선부터 제20대 대선까지 5차례 모두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와 거의 맞아떨어졌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16대 대선 당시 출구조사는 노무현 후보 48.4%·이회창 후보 46.9%였고, 실제 결과도 각각 48.9%·46.6%로 실제 득표율과 유사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17대 대선의 출구조사에선 이명박 후보 50.3%·정동영 후보 26.0%를 기록한 가운데, 실제 결과는 각각 48.7%·26.1%로 집계됐다.

초박빙이었던 18대 대선에서는 출구조사상 박근혜 후보 50.1%·문재인 후보 48.9%로 조사된 가운데 실제 결과는 각각 51.5%, 48.0%로 엇비슷했다. 이번 대선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된 19대 대선의 출구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 41.4%·홍준표 후보 23.3%·안철수 후보 21.8%를 기록했는데, 실제 개표 결과도 각각 41.1%·24.0%·21.4%로 유사했다.

또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는 이재명 후보 47.8%·윤석열 후보 48.4%였는데, 실제 개표 결과도 각각 47.8%·48.5%로 거의 정확했다.

이번 대선에서 출구조사 예상보다 실제 보수 후보 득표율이 높게 나오면서 진보 진영에서도 당혹스러운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 MBC 개표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어마어마한 저항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확도는 비교적 낮아졌지만, 큰 문제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보정 과정에서 변수에 가중치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출구조사에는 지역별로 사전투표율 편차가 컸던 점, 오후 8시까지 투표가 이뤄졌는데 보수층 득표율이 덜 반영됐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