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지지율 1위 자리를 지켜온 이 대통령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비교적 큰 표 차로 누르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 대통령은 2개월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 기간 없이 4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곧바로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이 대통령은 개표가 81.99% 이뤄진 4일 오전 1시30분 현재 48.30%를 얻어 당선을 확정 지었다. 김 후보는 42.94%를 득표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68%를 얻었다. 이 대통령은 투표 직후인 3일 오후 8시 발표된 지상파 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최종적으로 51.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39.3%를 득표할 것으로 관측된 김 후보와의 격차는 12.4%포인트였다.
작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윤 정부 3년간 실정에 대한 심판 심리가 이 대통령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선거 직전까지 ‘골든 크로스’를 기대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지만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진 보궐선거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준석 후보도 10% 이상 득표를 노렸지만 기대만큼 득표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울산(PK),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김 후보에게 앞섰다. 특히 승부처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김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대선 때 승리한 경기와 인천에선 격차를 벌렸고, 패배한 서울에선 반전에 성공했다.
‘캐스팅 보트’인 충청에서도 이 대통령이 승리했다. 전남과 전북, 광주에선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연령대별로는 10대부터 50대까지 고른 지지를 받았다. 60대 이상만 김 후보를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지상파 3사의 개표 방송이 나오자 오후 11시48분쯤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와 여의도 중앙당사로 이동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을 격려한 이 대통령은 국회 앞에 마련된 별도 무대로 옮겨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겠다”며 “온 힘을 다해 여러분의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들겠다”며 “남북 간 대화하고 소통하고 공존하며 서로 협력해서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이번 대선 최종 투표율은 79.4%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3524만416명이 투표해 15대 대선(80.7%) 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진보 지지층의 정권 교체 열망이 강하게 드러난 가운데 서울(80.1%)과 경기(79.4%) 등 중도층의 적극 투표도 두드러졌다.
한재영/강진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