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 대선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젊은 정치인이 많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30대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이끌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곁에는 1980~1990년대생 현역 의원들이 함께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진영은 대선 이후 가장 주목받을 정치인 중 한 명으로 1990년생인 김 비대위원장을 꼽았다. 그는 ‘후보 강제 교체’ 사태로 전임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난 후인 지난달 15일 취임했다. 임명 당시에는 선거 직전에 경험이 없는 청년 정치인을 사령탑으로 세웠다는 점에서 우려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 당내 쇄신 목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 요구하고,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당론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국면마다 필요한 의제를 적시에 제기했다”며 “김문수 후보와 달리 계파·진영 색이 옅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지원 사격한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번 선거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올렸다. 1986년생인 그는 상임선대위원장 외에도 당 대표 권한대행과 원내대표 역할을 겸하며 ‘1인 3역’을 해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를 제외하면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개혁신당 내 사실상 유일한 스피커”라며 “소수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당의 중심을 잡아준 무게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에서는 장경태·김용만·이소영 의원이 눈에 띄었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당내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1983년생 장 의원은 ‘이재명 1기’ 체제 최고위원을 지냈다.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당시 원내 의원 중 선두에 서서 사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유세 기간 내내 이재명 후보를 수행하며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986년생인 그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다. 과거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기도 한 이 의원은 1985년생으로, 대선 경선 당시 방송토론준비단장으로 활약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 상법 개정안 등 주식시장 공정성 개선과 관련해서 메시지를 내는 눈에 띄는 인물”이라며 “유능함을 중시하는 이재명 후보가 선호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평가했다.
경기지사 시절부터 이재명 후보를 보좌한 1989년생 모경종 의원도 당내 기대주다. 이번 대선 선대위에선 청년본부를 이끌며 정책 소개 플랫폼인 블루퀘스트 구축을 주도했다.
박주연/최해련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