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400만원' 식당 관리자 뽑으면서…"박사학위 필수"

입력 2025-06-02 17:47
수정 2025-06-02 17:56


중국의 한 대학에서 구내식당 관리자를 뽑으면서 박사학위를 요구하는 규정을 둬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난쑤성 난징에 위치한 동남대학교는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식당 관리자 채용 공고를 게재했다. 공고문에는 지원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를 내걸었다. 주요 업무로는 요리 개발 및 준비 감독, 식당 계약자 관리, 식품 안전 감독, 행정 서류 처리 등이 있다.

동남대는 중국 정부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하며 칭화대, 베이징대 등을 포함해 명문대로 꼽히는 39개 대학 중 하나다. 하지만 식당 관리자를 모집하면서 박사 학위를 요구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대학 측은 지원자에게 영어와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능숙도를 입증해야 하고, 관련 업무 경험과 공산당 당원이 우선 고려된다고 밝혔다. 동남대 관계자는 상요우 뉴스에 "지원자가 요리사일 필요는 없지만 식품 영양학, 요리 예술과 관련한 전공자, 그리고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채용 공고가 과도한 경쟁과 '스펙 인플레이션'을 유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SCMP에 따르면 4월 기준, 학생을 제외한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중국 도시 실업률은 15.8%로, 3월의 16.5%보다 소폭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정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식당 관리자의 예상 연봉은 18만 위안(한화 약 3432만원)이다. 중국 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비민간부문과 민간부문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은 각각 12만4110위안(약 2367만원), 6만9476위안(약 1325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을 웃도는 연봉이다.

여기에 명문대 관리자 직급은 많은 사람에게 안정적이고, 복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황금밥그릇'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박사 학위를 요구해도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중국은 채용 과정에서 인종, 민족, 성별 또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고용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한다. 하지만 학력은 공식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취업난이 심각해 지면서 직책과 무관한 학력 요건을 제시해 불합격 판정을 받는 지원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대표인 간화티안은 고용정책에서 "학력 차별을 금지한다"는 법률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