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삶 잇겠다" 해군 소위 임관한 '천안함 46용사' 딸

입력 2025-05-30 18:05
수정 2025-05-30 18:06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46용사'의 장녀가 목숨으로 바다를 지킨 아버지의 뜻을 이어 30일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날 해군은 천안함 46용사 중 한 사람인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장녀 김해나 씨(23)가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8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고 전했다.

해군에 따르면 김 원사는 생전에 '세 딸 중 한 명은 꼭 군인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이에 천안함 폭침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 소위는 2021년 대학에 입학해 아버지가 바다에서 펼친 삶과 꿈을 온전히 이어받기로 결심했다.

김 소위는 우석대 군사 안보학과에 입학해 같은 해 해군 군가산복무(군장학생) 장교 모집 전형에 합격해 군인의 길에 다가섰다. 당시 그는 공군과 해병대 군장학생 전형에도 합격했지만,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따라 해군이 되기로 결정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김 소위는 3월부터 해군사관학교 장교교육대대에 입교해 11주간의 교육훈련을 마치고 학생에서 군 간부로 거듭났다. 이날 계급장 수여식에는 김 소위의 가족과 강정호 해군교육 사령관,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참석해 김 소위의 임관을 축하했다.

김 소위는 "교육대대에 입교해 처음 전투복을 입으며 마음을 굳건히 다졌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11주 동안 힘들고 지쳤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꿈'을 심어준 존재이고 항상 내 곁에 함께한다고 믿기에 고된 훈련들도 능히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소위는 "기회가 허락된다면 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에 꼭 한번 근무하며 아버지가 지켰던 그 바다를 이어서 지켜나가고 싶다.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대한민국 해군 장교로서 전술과 전기를 갈고닦아 국민의 생명과 바다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관식에서는 해군 245명, 해병대 123명의 신임 장교가 임관했다. 이들은 앞으로 병과 별 초등 군사교육을 거친 후 각급 부대에 배치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