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도 했다"…MZ부터 기성세대까지 '투표 인증 용지' 열풍

입력 2025-05-30 08:14
수정 2025-05-30 08:15

제21대 대통령선거의 사전투표가 시작된 전날(29)부터 시작된 유권자들의 SNS에는 다채로운 인증샷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손등 도장 대신 자신이 만든 '맞춤형 투표 인증 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는 새로운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 문화는 (밀레니얼+Z)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지만 기성세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30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전날 가수 이승환은 "평화를 일구고 경제를 일으킬 유능한 일꾼을 뽑겠다는 일념에 가슴이 일렁여 일찍 일어났다"는 글과 함께 기표 도장이 찍힌 인증 용지를 든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다양한 인증 용지를 들어 보인 인증샷을 올리며 "오늘을 기다렸던 이유는 귀여운 인증 용지 덕분"이라며 "이제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말이 현실이 되는 느낌"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맞춤형 인증 용지는 유권자들이 각종 캐릭터나 아이돌, 스포츠팀 등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커뮤니티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내려받아 출력한 후, 투표소에서 실제 기표 도장을 찍어 인증샷으로 남긴다.

망그러진 곰, 안경 만두, 가나디 같은 인기 캐릭터는 물론, 아이돌 포토 카드나 팀 로고 등도 인증 용지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지난 총선 당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손등 도장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수단으로 등장했고, 이후 하나의 투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도 투표소 전경이나 사전투표확인증과 함께 개성 있는 인증 용지가 등장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은 미처 인증 용지를 준비하지 못해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사용하거나, 즉석에서 가방 속 포토 카드를 꺼내 인증 용지로 활용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예쁜 용지 덕분에 투표가 더 즐거웠다", "내 팬 활동이 민주주의에 보탬이 됐다" 등 재치 있는 후기를 남기며 선거 참여의 즐거움을 공유했다.

한편 개인이 준비한 인증 용지에 도장을 찍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기표소 내부나 투표지를 직접 촬영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