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진보 정권이 집권하면 주식시장 좋아진다" [대선 현장]

입력 2025-05-29 20:52
수정 2025-05-29 21:14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언제나 주가가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2700포인트를 넘은 것을 두고선 "이재명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니까, 이 나라 경제가 살아날 것 같으니까 바로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것 아니겠냐"고도 했다.

29일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유세한 이재명 후보는 주식시장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후진국, 개발도상국 주가보다도 저평가돼 있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주식시장은 30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전날 공개한 대선 공약집에는 작전 세력의 시세조종을 차단하고,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주식시장의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대주주가 물적분할이니 이상한 자회사 만들어서 알맹이 쏙 뺀다. 이걸 못하게 막는 게 상법 개정안"이라며 "상법 개정하는 민주당이 시장경제주의자냐 못하게 막는 국민의힘이 시장경제주의자냐"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오늘 증권 주가가 폭등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살짝 생기를 찾고 있다.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니, 이재명이 ETF에 투자하니 시장이 살아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9%(50.49포인트) 오른 2720.64에 장을 마쳤다.

다만 일각에선 이재명 후보가 코스피 지수 상승 원인을 단순하게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가는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오르는데 대선 결과가 나올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고, 오늘 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제동을 건 것도 코스피 지수가 오른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이 인하 결정을 내린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후보는 또 "민주 정권이 집권했을 땐 언제나 주가 올랐고, 보수정권이 집권했을 때 주가가 떨어졌다. 그런데도 경제가 보수당이냐"고 물었다.


실제로 정권별 코스피 지수 연말 기준 흐름을 보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주가 상승세가 있었고, 문재인 정부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주가가 급등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이명박 정부 후반과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시기가 존재한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주가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격도 올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세금은 국가재정 확보하기 위해서 걷는 거다. 세금을 다른 제재 수단으로 사용하면 정당성 얻기 어렵다"며 "앞으로 민주당은 공급을 늘려서 적정한 가격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