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산업은행에서 2조원 규모 자금을 대출받았다. SK하이닉스는 5000억원, 중소 반도체기업들도 9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신청해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투자 필요성이 커진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도입된 산업은행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이다.
▶본지 2024년 6월 27일자 A1, A5면 참조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조원 규모의 반도체 자금 대출을 지난달 산은에 신청해 승인받았다. 삼성전자가 산은의 대출 프로그램을 활용한 건 처음이다.
SK하이닉스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각각 5000억원, 9000억원 규모 대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3조4000억원 한도로 계획된 산은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지원 프로그램 대출은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105조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대출을 신청한 건 산은이 제시한 대출 금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지원 프로그램은 대기업에 0.8~1%포인트, 중소·중견기업에 1.2~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조달 금리를 반영한 대출금리는 연 2%대 초반으로 국고채 금리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금리가 연 4%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의 비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20조원 수준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저리 대출 수요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서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산은의 대출 한도를 높이면 반도체 기업들이 추가로 대출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황정수/박재원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