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앞두고 개에 물렸는데…견주 "뼈라도 부러졌냐"

입력 2025-05-27 11:17
수정 2025-05-27 11:33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둔 30대 예비 신부가 진돗개에 물려 전치 3주의 부상을 입고 결혼식을 무기한 연기한 사연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피해자에게 "뼈라도 부러졌냐"며 날 선 반응을 보인 견주의 태도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날(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이달 6일 오후 경북 경주의 한 도로에서 벌어졌다.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피해자 예비 신부 A씨는 퇴근 중 예비 신랑의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도로를 가로지르던 진돗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개를 쫓던 할머니가 다급히 "이름을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차에서 내려 개를 부르다 돌연 공격당했다.

현장 CCTV 영상에는 달려든 진돗개가 A씨의 허벅지와 팔, 등을 물어뜯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를 말리기 위해 할머니와 한 남성이 달려들었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예비 신랑이 차에서 뛰쳐나와 개를 제압하며 상황이 마무리됐다.

A씨는 허벅지, 팔꿈치, 등 다수 부위를 심하게 물려 왼팔 뒤쪽 근육 일부가 파열되는 등의 상처를 입었고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받았다.

사건 직후 A씨는 "몸이 얼어붙었다. 그 상황에서 '나 죽는구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당시 공포를 전했다.

문제는 그 이후 견주 측의 태도였다. 초기에는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CT 촬영 등 추가 진료가 이어지자 "너무 과하다", "뼈라도 부러졌냐", "의사가 시킨 일이냐"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피해자 측이 광견병 예방접종 확인서를 요청했음에도 아무런 응답도 없는 상태다.

A씨는 현재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불안과 불면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와 약물 복용을 병행 중이다. 심지어 7년째 함께해온 반려견과도 함께 있는 것이 힘들어, 예비 시가에 잠시 맡긴 상태다. 결혼식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피해자에 따르면 해당 진돗개는 과거에도 다른 반려견을 물었던 전력이 있으며 종종 주인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런 일이 어린아이에게 벌어졌다면 더 큰 참사였을 것"이라며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제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경찰 고소와 합의 시도를 두고 고심 중인 상황이다.
양지열 변호사는 "이 정도면 개 주인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본다. 피해 보상을 해주는 걸 넘어서서 형사 처벌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의 피해를 배상해 주는 게 본인에게도 좋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