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혔는데 또 가격 인상…눈치 안 보는 명품 브랜드, 왜?

입력 2025-05-27 07:08
수정 2025-05-27 16:42


명품 보석, 시계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27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Co.)는 6월 3일부터 일부 컬렉션 가격을 평균 6% 인상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일부 품목 가격을 2~5% 올린 지 약 3개월 만에 또 가격을 올린 것.

스위스 명품 주얼리·워치 브랜드 피아제는 6월 1일부터 국내에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률은 6~10% 정도다.

스와치(Swatch)그룹의 하이엔드 명품 시계 브랜드 브레게(Breguet)와 럭셔리 시계 브랜드 론진(Longines)도 6월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 제품 가격을 5%가량 상향 조정한다.

영국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는 이날부터 국내 판매 전 제품 가격을 7~10% 인상한다고 전했다. 1960년 영국에서 설립된 그라프는 '5대 하이 주얼리' 중 하나로 꼽힌다. 목걸이 하나에 1억원이 넘는 초고가 브랜드로 2013년 신라호텔에 첫 매장을 열며 국내에 진출했다.

명품 주얼리, 시계 브랜드 가격 인상은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흐름이다.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쇼메(CHAUMET)는 지난 22일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도 지난달 25일 주얼리 및 워치 제품의 가격을 5~10%가량 인상했다.

까르띠에(Cartier)는 지난 2월 전 제품을 6%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도 주얼리, 워치(시계) 등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평균 6%가량 올렸다. 이에 따라 이에 결혼반지로 인기 있는 까르띠에의 러브링(클래식·옐로우골드) 가격은 기존 296만원에서 309만원이 됐다. 298만원이던 트리니티링(클래식)은 329만원에 구매해야 한다.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Omega) 또한 지난달 국내에서 전 제품 가격을 평균 3%가량 올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가정의 달과 웨딩 시즌인 5월 전후로 인상 행렬에 동참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최근 수년 새 금,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영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경기 악화로 명품 매출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빈번한 가격 상승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명품 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5~10% 성장에 그쳤다. 코로나 기간 최대 30~40%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폭이 줄었다. 이마저도 브랜드들이 연간 3~4회에 걸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전체 매출이 올라간 것으로 구매 건수 기준으로는 사실상 역성장에 가깝다.

개별 브랜드도 매출이 줄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2023년 매출은 1조6511억원으로 전년 1조6923억원과 비교하면 400억원 가까이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77억원에서 2867억원으로 많이 감소했다. 펜디코리아의 매출은 1522억원에서 1188억원으로 축소됐다.

명품들의 매출 감소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분위기다. 샤넬이 지난 21일 공개한 지난해 매출에 따르면 영업이익만 44억8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1년 전보다 30% 급감했다. 매출은 187억달러(약 26조1000억원)로 전년 대비 4.3% 줄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28% 감소한 34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샤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문을 닫았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부진이 매출 악화의 영향으로 꼽혔다. 샤넬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지난해 매출은 92억달러(약 12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7.1% 줄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