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임기를 시작하면 비상경제대응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불황과의 일전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25일 밝혔다. 첨단산업 분야에는 네거티브 규제(명시된 규제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사법 개혁 등과 관련해서는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며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TF를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즉시 실행할 수 있는 민생 경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불황과의 일전을 치른다’는 신념으로 내수 침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급한 경제 과제로는 경기 부양을 꼽았다. 이를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추진해 급한 불을 끄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지금은 (정부가) 100만원을 투자하면 재정승수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려서 민생경제를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경제는 실용적 관점으로 접근해야지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첨단산업의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대폭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정받은 경우만 할 수 있는 현재 방식의 ‘포지티브 규제’는 관료들이 보수적으로 미리 막아버리기에 필요한 것들을 현장에서 미리 수행하기 어렵다”며 “첨단기술산업 분야에서는 가급적 네거티브 규제를 전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추천제를 활용해 주요 공직자를 선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성과를 내는 게 목표고, 정치를 하는데 누구에게도 신세 진 바가 없어 보은 인사가 필요 없다”며 “대통령은 지시해서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기에 인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첫 번째 덕목으로 ‘국민에 대한 충직함’을, 두 번째 덕목으로 ‘능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통합도 중요하므로 성별과 지역, 계층별 균형을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통령 당선 시 입법부와 행정부를 독점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집권 여당이 국민의 뜻을 어기고 반역사적 행태를 보이니 이를 통제하라고 야당에 다수 의석을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이 안 되는 여소야대 상태보다는 (여대야소 정국에서) 일이 되는 게 낫다”고 반박했다.
민생 회복을 최우선으로 둔 만큼 사법 개혁 등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는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 등도 중요하지만 조기에 주력해 힘을 뺄 상황은 아니다”며 “집권 초 민생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발표한 개헌안을 두고 국민의힘 인사들이 장기 집권 의도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헌법에 ‘재임 중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쓰여 있지 않냐”며 “개정 당시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주의에 더 맞지만, 개헌 당시 대통령이 헌법 개정에 따라 추가 혜택을 받는 것을 국민이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다음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판단하는 게 나을 텐데, 국내 상황이 어지럽고 복잡한데 구체적인 현안 의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꼭 그래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통상에 관해서는 “외교는 쌍방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고, 어느 나라는 이익을 보고 어느 나라는 손해 보는 것을 외교라고 하지 않고 약탈이라고 한다”며 “쌍방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형창/김형규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