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기업 대상 주주활동 본격화

입력 2025-05-23 15:56
수정 2025-05-26 09:59
이 기사는 05월 23일 15: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오는 7월부터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말까지 해외 투자 기업에 대한 '기업과의 대화' 관련 용역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국제 입찰을 추진한다. 국민연금 측은 "기금의 해외주식 비중 확대 및 관련 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 지속 발생 등으로 해외 기업과의 대화 필요성이 증가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해외 기업과의 대화를 수행할 노하우 등이 부족한 만큼 단계적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7월까지 주주활동 용역기관을 선정해 2026년까지 위탁 수행을 맡기고, 위탁 수행 결과 등을 바탕으로 국민연금이 직접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해 2027년부터 직접 수행한다.

주주활동 용역기관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주식 기업 측과 대화를 수행하고, 결과를 보고하게 된다. 대화 주제 및 대화 대상 기업 선정, 개선 판단, 국민연금 참여 기회 제공 등을 수행하는 한편 국민연금을 대상으로 기업과의 대화 관련 지식 전수 프로그램 및 현장 훈련 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2019년 1월부터 국내 투자 기업과 대화를 시작했다. 배당정책, 기후 변화, 산업 안정 등 기업 가치와 밀접한 사안과 관련해 투자 대상 기업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기업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기업에 서한을 보내고 개선을 촉구하고, 기업이 개선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개 대화로 전환한다.

국민연금은 해외 기업들의 ESG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년 9월 열린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해외 기업에 대한 기업과의 대화 도입 방안 안건을 심의·의결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기업과의 대화에 나선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금은 1227조4930억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주식은 434조6830억원으로 35.4%를 차지했다. 국내 주식은 152조9830억원으로 12.5%에 그쳤다.

국민연금은 이달 말 2025년도 제3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2026~2030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중기자산배분안에는 향후 목표 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 등이 담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대체투자 비중을 높여왔다. 올해 모수개혁을 계기로 기금 고갈 시기가 늦춰져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여력이 생긴 만큼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자산을 배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