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레이싱 DNA를 담다"…르노코리아 SUV '에스프리 알핀' 출격

입력 2025-05-22 15:47
수정 2025-05-22 15:48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감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준이 되고 있다. 성능과 실용성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기 어렵다.

르노코리아는 프랑스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의 감성과 헤리티지를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에 이식한 ‘에스프리 알핀’ 트림을 출시했다.

알핀은 1955년 프랑스에서 태동해 유럽 내구 레이스와 랠리에서 이름을 떨친 전통의 스포츠카 브랜드다. 르노그룹의 모터스포츠 DNA를 품은 알핀은 포뮬러1 무대를 포함한 다양한 레이싱에서 그 감각을 갈고닦아 왔다.

에스프리 알핀은 알핀 특유의 블루 포인트와 프랑스 삼색 스티치, 알칸타라 소재로 실내 디자인을 꾸며 스포츠카 감성을 극대화시킨 게 특징이다. 외관 역시 메탈릭 블랙 루프,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전용 휠 등 고유 디자인을 채택하며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무드를 선사한다. 999대 한정으로 출시된 블랙 에디션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는 단 11영업일 만에 전량 계약되며 감성 마케팅의 저력을 입증했다. 프렌치 감성, 희소성, 그리고 브랜드 철학이 맞물린 결과다.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 모델에도 에스프리 알핀 트림이 추가된다. 기존 젊은 세대, 특히 사회초년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했던 아르카나는 실용성과 경제성에 스포티한 감각을 더하며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새틴 어반 그레이 컬러, 전용 범퍼와 블랙 투톤 휠, 블루 스티치 시트 등 에스프리 알핀 특유의 디테일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어 변속 시 ‘도그 클러치’ 방식의 다이내믹한 직결감은 알핀의 레이싱 감성을 그대로 녹여낸 포인트다.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는 1.6ℓ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여기에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를 적용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료 효율과 직결감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복합 연비는 17.4㎞/ℓ, 실사용 연비는 ℓ당 30㎞에 달할 정도로 뛰어나다. 내부에는 블루 스티치가 가미된 스웨이드 시트가 적용돼 프랑스 스포츠카 특유의 감각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포뮬러1(F1) 차량에 주로 적용되는 변속 방식인 ‘도그 클러치’는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E-Tech의 매력을 더했다. 도그 클러치는 변속 과정에서 기어들이 직접 맞물리는 방식으로 운행 환경이 레이싱용 자동차와 흡사하다.

르노코리아 뿐 아니라 르노그룹도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에스프리 알핀을 통해 르노 브랜드의 고급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 유럽에서 에스프리 알핀과 아이코닉 트림이 적용된 르노 차량은 전체 판매의 24%를 차지한다. 르노그룹은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의 감성 자산을 대중 모델에 접목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은 전통적인 고급차 시장과 대중차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감성과 헤리티지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의 재정의’를 시도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단순히 고급 트림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알핀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SUV 전반에 담았다”며 “감성과 개성, 브랜드 철학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에스프리 알핀은 르노 SUV를 선택하는 주요한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