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1일 16: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제학자들은 늘 올해는 꼭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 그랬다. 하지만 그들이 과거 20번의 경기 침체를 예측했을 때 실제로 침체가 찾아온 건 두 번 뿐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열린 GP 패널 세션의 사회를 맡은 숀 이건 이건존스레이팅스 대표는 뼈 있는 농담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테드 데니스턴 NXT캐피탈 대표는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것처럼 경제학자들의 예측도 언젠간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재치있는 농담과 함께 화기애애하게 시작한 패널 세션은 곧장 깊이 있는 대화로 이어졌다. 올해 시장 상황을 예측해달라는 이건 대표의 요청에 패널들은 "시장 상황은 암울하지만 투자는 순항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앤드류 헤이우드 파크스퀘어캐피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는 미국 전체를 투자하는 게 아니고, 미국 안에서도 안전한 투자 섹터를 찾고 그중에서도 우량한 회사를 찾아 투자한다"며 "시장 상황과 정치적 환경 등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했다.
투자에 대한 자신감은 내비쳤지만 과도한 차입 매수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헤이우드 COO는 "'이지머니' 시절과 비교해 금리가 높아진 탓에 차입 매수에 따른 이자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기업공개(IPO) 시장은 물론 인수합병(M&A) 시장도 활기를 잃은 상황인 만큼 향후 투자금 회수를 고려하면 차입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클라인 뉴마운틴캐피탈 크레딧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를 결정할 때 기술 변화의 속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인 CEO는 "아무리 새롭고 혁명적인 기술이더라도 영구적인 건 없다"며 "기술의 변화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안전한 투자처는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클라인 CEO는 "지금까지 투자를 하면서 매출과 이익,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기업에 투자해서 손실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패널들은 글로벌 M&A 시장이 다소 위축된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헤이우드 COO는 "사모펀드(PEF) 업계 인사들 사이에서 인수든, 매각이든 불확실성이 큰 지금 굳이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M&A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클라인 CEO는 "불확실성 앞에서 주저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침체기에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데니스턴 대표는 "시장이 침체되면 가격 하향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앞으로 매물로 나올 기업들엔 좋은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이 내려가면 억눌렸던 수요가 터져나오며 이르면 내년부터 M&A 시장에도 온기가 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크 길리엄 알바코어캐피탈그룹 파트너는 "올 하반기는 PEF들이 시장에 나온 매물들을 점검하고 드라이파우더를 활용해 투자를 재개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