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은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문화예술을 통한 정서적 돌봄과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고용 지원, 재난 피해 복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재단, 대학 등 각 기관은 고유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 중이다. 이들의 지속적인 활동은 공동체의 회복력과 포용력을 키우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문화예술의 가치 확산LG는 창의적인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과 어우러진 문화 기반을 확산시키고 있다. 산업과 사회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슈퍼스타트’ 프로그램은 기술력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계열사 및 외부 협력 기관과 연계를 돕고 있다. LG는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신생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독립 사무 공간도 지원한다. 여기에 마곡 일대를 복합 문화지구로 바꾸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마곡 일대에서 열리는 ‘컬처위크’는 임직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열린 행사다. 예술과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LG는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기술과 예술, 지역사회의 공존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공익 활동과 실질적인 경제 지원을 아우르며 다양한 계층과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다문화가정과 문화 소외 아동을 위한 ‘IBK 모두다 아트캠프’는 전국에서 참여자를 모집해 미술 체험, 예술 공연, 공동활동 등으로 예술 접근 기회를 넓히고 있다. 예술적 잠재력을 지닌 성인 발달장애인을 발굴해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드림윙즈’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은 예술 지원을 넘어 경제적 기반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초에는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기업을 대상으로는 긴급 자금 지원과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 실질적 회복 조치를 시행했다.◇미래세대를 위한 지원도GS건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실질적 지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꿈과 희망의 놀이터’ 조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친환경 놀이터를 조성했다.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공부방 설치에도 나서고 있다. GS건설의 ‘꿈과 희망의 공부방’은 2011년 시작 이후 300곳 이상 문을 열었다. 이 사업은 어린이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운영된다. GS건설은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초등학교 돌봄교실 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 보호시설 출신의 자립 준비 청년을 대상으로는 자격증 취득 등 사회 진입에 필요한 실질적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어린이의 건강한 삶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저소득층 아동 가구를 대상으로 실내공기 질과 환경 유해 요인을 진단하고, 벽지·바닥재 교체 등 주거 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이외에도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한 상담회와 환경 인증 컨설팅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구성원들도 다양한 현장 봉사에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환경산업기술원은 동반성장 및 지역사회 기여 분야에서 정부와 관련 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지역 주민들 곁으로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는 참여형 문화행사 ‘엠-스퀘어’를 통해 사회공헌을 실현하고 있다. 마포아트센터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엠-스퀘어는 지역 주민과 가족 단위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미술과 음악,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이 행사는 매달 두 차례, 토요일 오전에 열리며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마포문화재단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강사로 나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공예, 워크숍 등 실생활 기반의 예술 체험을 제공한다. 무대 뒷면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 곁으로 다가가는 방식이 행사에 진정성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음악 공연은 마포구립합창단과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행사 참여는 대부분 현장 접수로 가능하며, 일부 프로그램은 재료 준비 관계로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삼육대학교는 경북 안동 일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대규모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화재로 큰 피해를 본 마을에 직접 들어가 잔해를 치우고, 농작물 정비 및 비닐하우스 복구 등의 작업을 나눠 수행했다. 교직원들은 초기 대응팀으로 투입돼 구조물 철거와 통로 확보 등 고난도 작업을 맡았다. 이어 합류한 학생들은 농작업 지원과 환경 미화 등 현장에서 요청한 업무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공동체의 일원으로 행동하며 배움을 실천에 옮겼다. 유학생들도 함께하며 도움받은 사회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학교 측은 피해 가정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마련해 복구 이후의 일상 회복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