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6일 16: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XR(확장현실) 콘텐츠 기업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최대 주주가 바뀐 지 두 달여 만이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공모자금을 경기 의왕시 소재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는 데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부동산 투자에 초점이 맞춰진 이번 증자에 주주들이 공감할지는 미지수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2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식 수는 880만 주, 예정 발행가는 시가에 25%의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2910원이다. 이번 증자는 이미 발행된 주식수의 68.59%에 이르는 대규모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공모자금을 경기도 의왕시에 XR 전시 및 체험시설을 설치하는 데 1순위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달 의왕시 학의동에 소재한 근린상가 4층 건물이 대한 매매 계약을 이미 마쳤다. 총 시설자금 투자 예상비용은 90억원으로 이미 계약금 52억원을 선지급한 상태다.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4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부동산 매입에 대해 투자 성격이 다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근린상가 4층에서 임대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XR 전시시설을 설치해 다양한 콘텐츠 체험시설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구입 후 남는 200억원 가량은 △XR게임 콘텐츠 및 플랫폼 고도화 비용, △글로벌 진출 및 전략 제휴 비용 △인건비 및 운영비 등의 고정비용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창업자인 황대실 전 대표가 300만 주(지분율 23.89%)를 유니콥과 해피트리파트너스조합1호에 매각했다. 이에 1차 금속제품 도매업 회사인 유니콥이 지분 12.74%, 해피트리파트너스조합1호가 지분 11.15%를 갖게 됐다. 새 최대주주는 경영권을 인수하자마자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매각대금은 약 187억원으로 1주당 매매가는 6217원으로 책정됐다. 당시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주식의 시세가 1주당 4000~5000원 사이를 횡보하고 있는만큼 황 전 대표는 적잖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것이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초 코스닥시장에 1569억원의 몸값으로 기술특례 상장한 회사다. 당시에는 2022년부터 흑자 전환해 2024년에는 135억6300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공모가가 책정됐다.
하지만 XR 콘텐츠 업황이 예상보다 위축되면서 적자가 지속됐고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44억원, 영업손실 7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엔 매출 7억8835만원, 영업손실 22억6600만원의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소액주주들이 새 경영진의 유상증자에 공감할지는 불확실하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유니콥은 배정물량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수수료가 비교적 고율로 매겨진 점도 눈길을 끈다. 주관사인 SK증권은 수수료로 총 발행금액의 2.5%를 받는다. 예정 금액 기준으로 약 6억4000만원이다. 현재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차바이오텍(1.1%), 코어라인소프트(1.2%) 등보다 높게 책정됐다.
청약이 미달하면 SK증권이 잔여 물량을 인수한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인수금액의 20%를 실권 수수료로 지급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