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유한양행 렉라자, 비정형 EGFR 변이 폐암에도 효과"

입력 2025-05-16 09:04
수정 2025-05-16 09:05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비정형 EGFR 유전자 변이 폐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은 홍민희 폐암센터 교수와 박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3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렉라자를 활용한 비정형 EGFR 변이 대상 연구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50%를 확인했다고 16일에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폐암연구협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인용지수 21.1)를 통해 공개됐다.

아시아인에게 많은 EGFR 유전 변이는 대부분 엑손19결손이나 L858R 변이형이다. 환자의 10~20%는 G719X, L861Q, S768I 등 비정형 변이로 분류된다. 많은 환자에게 확인되는 정형변이보다 표준 치료제에 대한 반응률이 낮고 치료 옵션도 부족한 상태다.

연구팀은 비정형 환자군을 대상으로 렉라자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나섰다. 국내 5개 병원에서 다기관 2상 연구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엔 비정형 EGFR 변이 환자 36명이 참여했다.

암이 30% 이상 줄어든 것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은 50%, 암이 줄거나 더이상 자라지 않는 환자를 뜻하는 질병 조절률은 88.9%였다. 비정형 환자의 70~80%에게서 확인되는 G719X, L861Q, S768I 등 변이 반응률은 54.8%였다.

임상 참가자 중 가장 많이 유형을 차지한 G719X 단일 변이 환자의 반응률은 6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0.3개월이었다.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없었다. 환자 33.3% 정도에게서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분류한 1~5등급 부작용 중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을 호소했지만 약물 감량이나 중단 없이 관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치료 전후 혈액 검사를 통해 렉라자 내성 기전도 분석했다. 일부 환자는 EGFR이 아닌 APC, TP53, RET, ERBB2 등의 유전자 변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비정형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렉라자가 실질적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전향적 연구"라며 "렉라자 단독 요법 외에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 등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는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