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사 9194명 떠났다"…스승의 날, 무너지는 교단의 현실

입력 2025-05-15 17:48
수정 2025-05-15 17:49

스승의 날인 15일, 중도 퇴직 교원 수가 지난해 9000명을 넘으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교권 보호 5법(교권 5법)' 등 제도가 도입됐지만 교사는 교단을 떠나고 학생은 교대를 외면하고 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날 교육부의 '2020~2024년 초·중·고등학교 중도 퇴직 교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정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 퇴직한 초·중·고 교사는 무려 3만6748명에 달했다. 퇴직 교원 수는 2020년 6512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3년 7626명, 지난해엔 919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초등교사가 1만 55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등교사 1만 2352명, 고등교사 8853명 순이었다.

퇴직은 저연차부터 고경력까지 골고루 나타났다. 5년 미만 교사의 퇴직은 2021년 239명에서 2023년 341명으로 42.7% 증가했고, 15~25년 차 교사 퇴직도 같은 기간 546명에서 805명으로 늘었다. 특히 중학교 교사의 퇴직률은 2019년 0.2%에서 2023년 0.4%로 두 배 상승했다.

원인은 명확하다. 교육부가 최근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실시한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 침해 사건은 4000건을 넘었다. 정당한 생활지도 불응 및 수업방해(29.3%)가 가장 많았고, 모욕·명예훼손(24.6%), 상해·폭행(12.2%) 등 물리적·정신적 침해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현실은 교대 입시 선호도에도 반영되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서울교대, 춘천교대, 청주교대, 광주교대, 한국교원대 등 주요 교대의 수시·정시 합격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서울교대 수시 일반전형 평균 합격 내신은 2.10등급으로 전년(1.97등급)보다 떨어졌고, 춘천교대는 6.15등급까지 하락한 사례도 확인됐다. 광주교대 지역 추천 전형은 무려 4.27등급까지 내려갔다.

정시도 마찬가지다. 서울교대 환산점수는 전년보다 3.33점 낮아졌고, 춘천교대 정시 합격 등급도 3.82로 후퇴했다. 전국 10개 교대에서 발생한 미충원 인원은 총 23명으로 3년 연속 증가했고, 서울교대는 처음으로 9명의 미충원을 기록했다.

백 의원은 "교권 회복을 위해 교육부는 제도를 개선했다고 말하지만, 교사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의 희망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있기 때문에 교사가 긍지를 가지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문화와 교육여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권 추락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에 노출돼 교원의 사기가 떨어졌다"며 "선생님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도록 교권 회복과 교육여건 마련에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