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 美 하버드 경영대 교재로 소개, 어떤 회사?

입력 2025-05-15 16:06
수정 2025-05-16 08:58


국내 한 중소기업이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 HBS)의 연구사례로 선정됐다. 그 주인공은 맞춤형 안경 제조 브랜드 기업인 ‘브리즘’이다.

브리즘은 맞춤 안경 시장 개척 및 해외 진출 성과와 관련한 사례를 하버드대에서 발표하게 됐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은 일반적인 교과서 대신 기업들의 사례를 교재로 활용해 미래 경영자에게 필요한 종합적인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리즘’이라는 기업을 주도적으로 연구한 인물은 기업 전략분야를 맡고있는 후안 알카세르 석좌교수였다. 알카세르 교수는 “브리즘이 전통적인 안경 산업에서 개인 맞춤영역을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알카세르 교수는 고객의 제품 구매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점에 특히 주목했다. 그동안 안경 산업은 단일화된 제작 방식, 불투명한 가격 정책 등 공급자 중심으로 이어져왔다. 브리즘이 이를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먼저 브리즘 매장에 방문하면 3차원(3D)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스캐닝하고,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고객의 얼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안경 스타일 추천해준다.

또 실제 안경을 만들기 전 증강현실(AR·실제 환경에 디지털 정보를 덧입혀, 마치 현실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을 이용해 가상으로 안경을 시착해 보는 등 일반 안경점에선 경험해 볼 수 없는 혁신 기술을 도입했다.

무엇보다 수천가지가 넘는 디자인의 안경테는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이다. 인양 인덕원에 있는 자체 공장에서 3D 프린팅 및 레이저 커팅 기술을 활용해 폴리아미드 안경을, 인천 검단에서 티타늄 소재 안경테를 직접 제조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달 생후 29개월된 딸의 원시 교정용 안경을 사기 위해 브리즘 여의도 매장을 찾은 명 모 씨는 “아이의 얼굴형에 맞게 안경테 모양을 추천해주고 3D 스케너로 코받침의 위치를 세밀히 조정해 줘 안경이 흘러내리지 않는다”며 “무게도 너무 가볍고 코에 안경 자국도 남지 않아 딸이 잘 벗지 않는다. 추가 구매를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브리즘은 2018년 말 출시한 이후 지난해에만 2만5000개가 넘는 판매량으로 1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5% 성장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재 서울, 경기, 부산 지역 13개 매장과 미국 뉴욕 1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연구 사례에서는 브리즘의 초기 시장 진입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여기에 브리즘의 해외 진출 전략, 미국 진출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극복 사례 등을 다룬 연구 두 건이 더해질 예정이다.

이번에 출간된 첫 사례는 세계 각국의 중견 기업 창업자와 최고경영자를 위한 OPM(Owner and President Management) 과정의 가을 학기 교재로 사용된다.

박형진 브리즘 대표도 미국 하버드대 현지 강의에 참석해 브리즘의 혁신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미국 내 2호점 오픈 및 맞춤 안경 주문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앞둔 시점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 사례로 선정되며 브리즘의 혁신성을 인정받게 됐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브리즘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 차세대 와비파커(온라인으로 안경을 판매하는 기업)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