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5일 14: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국의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테라뷰(TeraView)가 한국거래소에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다. 해외 자본으로 외국에서 설립된 기업이 국내 상장을 노리는 이례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증권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럽 기업이 국내 상장 절차를 본격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라뷰와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르면 16일 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테라뷰는 기술특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진행한 기술성 평가에서 평가 기관 두 곳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하반기 중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2001년 영국에서 설립된 테라뷰는 테라헤르츠 전자기파 검사장비 개발및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반도체, 2차전지 배터리, 자동차 등의 결함을 비파괴 방식으로 찾아낼 수 있다. 엑스레이(X-Ray)로도 단번에 파악되지 않은 '크랙'을 손쉽게 식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테라뷰는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테라뷰는 최근 한국에서 테라헤르츠 기술에 관한 특허도 등록했다. 측정용 탐침을 통해 테라헤르츠파를 반도체 칩의 내부 및 외부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강국으로 꼽히는 대만에서도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반도체 칩을 자동으로 검사장비 접촉부에 연결하는 기술로 대량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의 검사 및 테스트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테라뷰가 한국 증시 상장을 시도하는 것은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에는 테라헤르츠 검사장비를 사용하는 반도체·2차전지 및 자동차를 생산하는 잠재 고객사가 포진해 있다. 테라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검사장비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그룹와의 협업 가능성도 눈길을 끌고 있다. 테라뷰는 지난 2015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전략적 투자(SI)를 유치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 등과의 협업 기회를 고려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을 주관하는 삼성증권은 테라뷰가 작년 말 마무리한 100억원 규모 상장 전 투자(Pre-IPO)에도 참여했다. 당시 SGC파트너스, 대교인베스트먼트, 에스엔에스-엠포드, 얼머스인베스트먼트, LF인베스트먼트, 이노폴리스-엔베스터, 휴비스가 투자에 참여했다.
프리IPO 투자 과정에서 테라뷰의 기업가치는 약 14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테라헤르츠 검사장비의 잠재력을 내세워 상장 과정에서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목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반도체와 2차전지 생산 공정에서 테라하이츠 검사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는 최근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술의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테라뷰의 최대주주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 노드슨의 영국 법인이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과 영국의 기관투자가 등이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이 성사되면 2021년 네오이뮨텍 이후 처음으로 해외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하게 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