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홈플러스 부실은 MBK 인수금융 빚 때문"

입력 2025-05-14 17:11
수정 2025-05-15 09:24
이 기사는 05월 14일 17: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평가가 홈플러스의 부실 원인으로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과 투자금 회수 전략을 지적했다.

14일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간한 ‘2025년 1분기 부도기업 분석’ 자료에서 홈플러스의 주요 부실 원인으로 MBK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 전략을 거론했다.

대주주 PEF의 투자금 회수 전략이 기업을 위기로 몰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는 MBK의 인수 시점부터 인수금융 4조3000억원 및 상환전환우선주 등에 대한 실질적인 상환 의무를 부담했다"며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금융비용 부담에 대응해 제한적인 수준의 자본적지출(CPAEX) 투자를 집행하면서 보유 점포를 매각했으나 이로 인해 자체 경쟁력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그동안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과 보유점포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인수금융 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했다. 그럼에도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024년 11월 말 6조4334억원으로 2021년 2월 말 6조819억원에 비해 3년 사이 5.8%(3515억원) 늘었다.

홈플러스에 전가된 과중한 빚 부담은 재무안정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홈플러스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는 임차료와 이자비용에 대응하기에도 크게 부족한 수준이었다는 것이 한신평의 주장이다.

한신평은 “사모펀드가 평가대상업체의 경영권을 보유한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사모펀드의 기업가치 제고 및 투자금 회수 전략은 기업의 사업·재무적 안정성과 신용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경영진의 재무정책에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