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달걀값이 내리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수개월 간 주장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달걀 가격이 전달보다 12.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4년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이런 추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대형 흰 껍질 달걀 한 다스(12개)의 평균 가격은 3.3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69센트 하락했다. 미국 내 달걀값은 지난 19개월 중 17개월 동안 조류 독감 유행으로 인한 산란계 대량 살처분 때문에 급등해왔다. 타일러 쉬퍼 세인트토마스대학 경제 및 데이터 분석학과 교수는 “이른바 ‘달걀 게이트’가 최악은 지나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 달걀 가격은 여전히 조류 독감 발병 이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1년 전보다는 49.3% 비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가격이 실제로 하락하기도 전에, 이미 달걀값 하락을 소비자 물가 안정 정책의 성과로 자화자찬해왔다. 지난 2월 USDA는 달걀 가격을 낮추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산란계 농장의 생물안전성 강화, 가축 손실을 입은 농가에 대한 지원, 그일시적인 달걀 수입 제한 완화 등이 포함됐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은 여름쯤 달걀값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수적으로 예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후 달걀값은 93~94%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USDA는 달걀 수요가 감소하고 조류 독감 발생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코스트코 같은 대형 체인을 포함한 많은 식료품점들은 한때 달걀 구매를 제한할 정도로 공급난을 겪은 바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