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올해에만 857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수년째 내부통제 강화책을 내놨지만 사기·횡령·배임 등 반복되는 사고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은행권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올해 13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한 총 피해금액은 857억990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피해액(1774억 원)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으며 공시 대상(10억 원 이상) 외에 소규모 사고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5건, 피해액은 488억4500만 원에 이른다.
뒤를 이어 ▲국민은행 4건(110억9800만 원) ▲농협은행 2건(221억5100만 원) ▲신한은행 2건(37억500만 원) 순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사고 공시가 없었다.
단일 사고 규모로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14일 공시한 외부인 사기에 의한 금융사고가 305억 원으로 가장 컸다. 농협은행에서도 205억 원대 외부인 과다 대출 사고가 있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수출입 담당 직원이 업체 명의를 도용해 3년간 17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금융사고는 ▲2020년 51건(피해 59억 원)에서 ▲2022년 40건(822억 원), ▲2023년 86건(1774억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2022년엔 우리은행 7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전체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