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미국 괌에 있는 영리 종합병원을 인수해 헬스케어 사업의 ‘허브 앤드 스포크’ 구조를 완성하겠습니다.”
7일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만난 신용규 인바이츠생태계 의장(사진)은 디지털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을 이같이 제시했다. 신 의장은 “미국 병원은 회사가 보유한 모든 디지털 플랫폼을 시험할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원격진료와 의약품 배송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인바이츠생태계는 약 1000억원을 투입해 괌 ‘리저널 메디컬 시티’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약 125개 병상을 갖춘 괌 내 최대 종합병원으로 연매출이 3000억원에 달한다. 주요 고객은 괌 주민과 미군, 한국인 관광객 등이다. 인바이츠생태계는 인수 절차를 마치는 대로 디지털 인프라를 병원에 적용할 계획이다. 인바이츠생태계는 2012년 차병원그룹의 미국 병원 투자, 2017년 선병원의 미국 병원 인수 절차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미국 병원 인수는 그가 그리는 헬스케어 사업의 마지막 퍼즐이다. 환자 유전자를 분석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괌의 오프라인 거점병원(허브)과 해당 지역 의원(스포크·바퀴살)을 연동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허브 병원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적용하면 지역 의원은 이에 수반되는 세부 진료를 맡는다. 허브 앤드 스포크는 중심지로 물품을 모아 다수 분산지로 보내는 방식을 뜻하는 물류 용어다.
신 의장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출신으로 CG인바이츠 등 5개 바이오·헬스케어 계열사를 보유한 인바이츠생태계의 수장이다. 그간 인바이츠생태계는 유전체 분석 사업을 꾸준히 하며 인공지능(AI) 헬스케어산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인바이츠지노믹스는 제주도민 1만 명을 포함해 한국인 5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5년간 6066억원을 투입하는 정부 과제인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K-DNA)에 선정됐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AI 질병예측 시스템(IRS)은 암 11종을 포함해 32가지 질환을 80%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 올해 8월에는 환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 의장은 “환자가 32가지 진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을 손안에 쥐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헬스케어 모니터링 플랫폼(iCHMS) 등 다수 플랫폼의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인바이츠생태계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백신 등 신약 개발 사업도 이어간다. CG인바이츠는 이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신 의장은 “자체 개발 AI로 대장암 치료제를 설계했다”며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한 단백질 발현 효율이 해외 경쟁사 대비 8배, 항암 면역 활성도가 2.8배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