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범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달 22% 급등했다. USB에 들어가는 범용 낸드플래시도 11% 올랐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품목 관세 검토와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 등에 따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4 8기가비트(DDR4 8Gb 1Gx8) 제품의 지난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1.65달러)은 전월 대비 22.2% 급등했다. 2021년 4월 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였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보합세였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대형 고객사에 납품한 제품 가격의 평균값이다.
DDR4보다 신형인 PC용 DDR5 D램 모듈 제품도 품목별로 6~8.2% 올랐다. 3~5%로 예상한 시장의 상승률 추정치를 웃돌았다. D램익스체인지 산하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 업체들이 부품사에 ‘사전 재고 확보’를 지시한 데다 삼성전자가 DDR4 공급을 연말께 중단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DDR5 가격 상승세에 대해선 “SK하이닉스가 공급량 조절에 나선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1.06% 오른 2.79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은 1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일본 키옥시아 등 낸드플래시 업체는 지난달 소비자용과 데이터센터용 제품 가격을 전월 대비 13%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메모리 반도체가 많이 필요한 기기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신중론도 있다. 미국 상호관세율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