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뛰는데…한우 가격 4년 새 20% 뚝

입력 2025-04-30 17:49
수정 2025-05-01 01:00
한우 도매가격이 5년 전보다 2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소비가 줄어드는 반면 사육 마릿수는 20만 마리 늘어나 100만 마리에 육박하면서다.

30일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지육 ㎏당 1만7053원으로 2021년 평균(2만1169원)보다 19.4% 하락했다. 한우 도매가격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만648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우 가격이 수년째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한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늘어나며 소비가 급증했다. 한우 수요가 증가하자 축산 농가는 사육 마릿수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2021년 79만4000마리이던 한우 도축 마릿수가 지난해에 99만 마리로 24.6% 증가했다.

한우 사육 규모가 커지며 살아있는 소(생우) 값도 떨어졌다. 3월 기준 6~7개월령 수송아지는 마리당 357만원으로 지난해 평균 가격(354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2021년(455만원)보다는 1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소비자가격도 안정세다. 3월 정육점 평균 가격은 100g당 4263원으로 인건비와 물류비 등 부대비용이 상승세인데도 작년 평균(4112원)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반면 수요는 뒷걸음질했다. 코로나19 극복으로 집밥 특수가 사라지고 고물가 여파로 외식 소비까지 위축됐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외국산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고기 수입량은 46만1032t으로 2020년(44만3248t)에 비해 4% 늘어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 소고기는 미국산과 호주산이 대부분”이라며 “외국산은 한우 가격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