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9일 14: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오텍이 ‘소액주주 돈으로 승계를 지원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건 지 사흘 만에 증권신고서 정정본을 제출하면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텍은 전날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정정본을 제출했다. 유상증자의 규모와 시점 등은 유지한 채 사업위험과 회사위험, 자금의 사용목적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오텍은 183억6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금액 중 120억원을 자회사인 씨알케이 유상증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운영자금에 30억원, 시설자금에 20억원, 채무상환에 10억원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씨알케이 지원에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을 두고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씨알케이는 작년 에프디시스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태여서다. 에프디시스는 작년 말 기준 에스에이치글로발이 지분 50.3%를 보유한 회사다. 에스에이치글로발은 강성희 오텍 대표이사(지분 20%)와 아들인 강신욱 오텍 이사와 강신형 씨알케이 이사가 각각 지분 40%씩 들고 있다. 2018년 에프디시스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승계 작업과 연결 짓는 배경으로 꼽힌다.
에프디시스는 오텍 계열사의 물류사업을 맡고 있다. 냉동냉장설비 및 냉난방기기 등도 제조·판매한다. 작년에 오텍의 오텍캐리어와 664억원가량의 매출거래를 하는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이 상당하다. 작년 물류매출 원가만 약 377억원에 달했다. 에프디시스는 작년 매출 607억원, 영업이익 3억8000만원을 냈다.
씨알케이는 작년 에프디시스 지원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작년 씨알케이는 종속기업인 콜드체인체이차를 통해 에프디시스 상환우선주 약 80억원치를 취득했다. 에프디시스는 이를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탈피했지만, 씨알케이의 재무상태는 나빠졌다. 작년 말 기준 씨알케이의 자본 총계는 약 12억8800만원, 자본금은 133억5000만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오텍이 씨알케이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이다.
오텍은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이 논란에 대한 해명을 추가했다. 자회사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오텍은 “당사 및 주요 종속회사들은 에프디시스의 상환우선주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대출 상환을 통한 에프디시스의 재무구조 개선은 유의미한 경영행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5일 약정을 변경하면서 상환우선주의 이익배당률을 기존 연 8.5%에서 연 11%로 높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프디시스가 공장매각 및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정정신고로 금감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850만주, 발행 예정가액은 2160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오텍 최대주주인 강성희 대표는 배정분의 100% 청약 참여를 약속했다. 실권주 일반공모 후 최종실권주가 발생하면 신한투자증권이 잔액을 인수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