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횡보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이 반등에 성공해 8만달러대 초·중반 박스권에서 탈출했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 등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 아직 강세장 판단은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1일부터 강한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상승세가 시작된 후 불과 이틀 만인 23일에는 지난달 초 이후 약 2개월 만에 9만4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등락을 반복해 9만3000달러에서 지지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등세 배경은 복합적이지만 미국의 관세 완화 기대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주 들어 “(대중 관세율은) 중국에 달렸다”며 미·중 간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금과 비트코인의 커플링(동조화) 현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초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값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비트코인은 금과 함께 상승세를 이어가 24일에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5위를 차지했다. 오이노넨티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금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일반적으로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금값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투자자의 매수세가 강해지며 투자자 사이에서 비트코인 강세장이 재개됐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1만 개 이상 보유한 대형 투자자의 매집 지표는 24일 0.9를 돌파했다. 통상 매집 지표가 0.5를 웃돌면 매수세가 강한 것으로 본다.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최근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준형 블루밍비트 기자 gilso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