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4일 16: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08년 9월 15일(금) 뉴욕증권거래소 폐장 직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베어스턴과 메릴린치에 대한 구제/파산에 뒤이어 일어난 일로, 곧이어 와코비아, 워싱턴 뮤추얼, AIG도 같은 전철을 밟았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금융업계가 무너져 내릴 판이라는 결론을 재빨리 내렸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져버릴지도 모를 것이 (불과 며칠 전과는 달리) 불 보듯 뻔해졌고 그 원인은 (a) 금융규제 완화, (b) 주택시장 광풍, (c)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 (d) 담보대출을 지나치게 고평가된 수천 종의 트랜치 증권으로 구조화시킨 것, (e)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한 은행 측에서 이러한 증권자산에 투자한 것, (f) 은행간 상호연결성으로 인한 ‘거래상대방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여, 주식시장은 끝도 없는 나락의 소용돌이와도 같은 폭락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건 전개 및 향후 전망에 대한 논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물이 나흘 뒤 발표된 〈아무도 모른다 (Nobody Knows)〉라는 메모였습니다. 늘 그랬듯이 저 또한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는데, 다만 이번에는 이전의 모든 예상들이 뒤엎어진 만큼, 이 점을 한층 더 강조했습니다. 이 소용돌이가 잡힐 수 있을지 아무도?특히 저는?알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끝이 있으리라는 가정을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러므로 대폭 할인된 가격의 금융자산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며,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여러 결론을 상정해보는 것뿐이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마지막을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설령 세상이 끝날 것을 안다 해도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의 종말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하게 되는 일들은 그 종말이 오지 않는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세상의 종말은 오지 않습니다. 분명, 제가 미래를 알고서 이러한 결론들을 내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Opportunities Fund VIIb에 투자도 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는 100억 달러를 비롯한 자금을 굴리기 시작하는 것 외에 다른 논리적인 선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자금은 부실채권 투자 기회 증가에 대한 대비책으로 모집한 것이었습니다. 급기야 투자기회가 찾아왔고, 특히 저렴하게 할인된 가격과?흔치 않은 수익률이?부실채권 취급을 받는 채로 매입할 수 있었던 채권 중 최우량 채권들 일부에까지 부과된 마당에 어찌 투자를 추진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인정하건대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미래를 분석해냈다는 주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저는 ‘미래를 분석한다’는 말이 대단한 모순적 표현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으며, 항시 밀어닥치기 마련인 수백만 가지의 복잡하고 정량화될 수 없으며 파악할 수도 없는 요인들에 의해 좌우됩니다. 미래에 대해 숙고하고 이에 대한 추측을 해볼 수는 있어도, ‘분석할’ 대상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에는 분명 그러했습니다.
2020년 3월, 저는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 중에 첫 번째로 발표한 메모 〈아무도 모른다 II (Nobody Knows II)〉의 제목을 2008 년 메모에서 다시 따왔습니다. 이 메모에서 하버드 대학교 전염병학자 마크 립시치(Marc Lipsitch)의 말을 인용했는데, 그가 말하기를 우리는 대체로 (a) 사실, (b) 유추할 만한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식에 따른 추론, (c) 견해 또는 추측을 근거로 결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에 관해 적용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았고 유추할 만한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추측만을 해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2008 년 및 그 밖에 제가 투자를 감행했던 다른 위기들?또한 현재?에 대하여 제가 자신 있게 결론에 도달하거나 두려움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아님을 바로 여기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투자의 세계에 있어 확신이 설 자리란 절대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전환기와 격변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저의 해답이 옳은지를 결코 확신할 수 없지만, 무엇이 가장 논리적인지를 추론해낼 수만 있다면 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저는 느낍니다.
불확실한 전망
고객들에게만 제공된 2월의 메모 〈되돌아본 2024 년(2024 in Review)〉에서 저는 트럼프 정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 단어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는 대부분의 대통령들에 비해 예측가능성이 더 적어 보이는데, 그 큰 이유는 그의 생각이 반드시 일관된 이데올로기를 따르지 않으며 전술적 응용 및 수정에 매우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국제무역에서 미국이 받은 대접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적어도 1987 년부터 관세 지지론을 펼쳐왔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가 관세를 인상할 줄은 알았지만 그 인상폭이 이처럼 막대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여러 시장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의 사건들을 보면 2008 년의 사건들과 그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모든 기준이 무너졌습니다. 지난 80 년간 국제무역이 운영되어온 방식이 미래에는 거의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각국 경제 및 전 세계 일반에 미칠 영향은 전적으로 예측불허입니다. 대규모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해있지만, 또다시 그 결단의 근거가 되어줄 사실이나 기존 경험은 전무합니다. 진정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며, 본 메모의 상당 부분은 우리가 확실히 알아낼 수 없는 일들에 관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메모가 여러분이 여러 이슈들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경제학자들에게는 적용 가능한 분석 도구 및 이론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는 어떤 경제학자나 어떤 도구도 자신 있게 따를 수 있는 결론을 내지 못할 것입니다. 현대에는 대규모 무역전쟁이라는 것이 없었으며, 따라서 그 이론들은 실제 검증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투자자, 사업가, 학계, 그리고 정부 지도자들이 모두 고견을 내놓겠지만, 이들 중 누구도 평균적인 지성을 가진 관찰자보다 옳은 견해를 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지가 않습니다. 물가 상승 가능성처럼 모두가 동의할만한 사안들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명백하지 않은 사실들에 대한 판단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것 중 하나는 예측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라도 예측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예측 이외에, 본인의 예측이 옳을 확률에 대한 올바른 인식도 필요한데, 모든 예측이 다 동등한 실현가능성을 가지고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 하에서는 나중에 보니 예측이 옳을 가능성이 평소보다 낮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주된 이유는 우리 생에 가장 큰 경제적 사건이 될 수도 있는 현 사안과 얽혀 있는 전례 없는 미지의 요인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한 사전지식 따위는 없고 오로지 복잡성과 불확실성만이 존재할 뿐이며, 우리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행동의 전제조건으로서 확실성이나 자신감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아무 행동도 할 수 없는 얼음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뜻입니다. 또는, 감히 주장하건대, 우리가 확실성이나 자신감을 가지고 결정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더라도, 이는 아마 착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이 없는 채로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행동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행동하는 것의 반대가 아니며, 그 자체로서 행동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겠다는 결정?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두겠다는 결정?은 바꾸겠다는 결정만큼이나 비판적인 정밀분석을 요합니다. 겁에 질린 투자자들의 피난처 같은 케케묵은 격언들?“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 하지 마라” 또는 “먼지가 가라앉고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이 그 자체로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월터 디머(Walter Deemer)라는 시장 분석가가 쓴 책의 제목인 “매수할 때가 오면, 당신은 매수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When the Time Comes to Buy, You Won’t Want To.)”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가장 급격한 가격 하락을 일으키는 부정적인 상황 전개는 공포심을 조장하여, 매수 의지를 꺾어버립니다. 그러나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릴 때, 그 때가 한 발을 내딛기에 최적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술적 초점을 고려해보면, 모든 것이 전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굴복을 얻어내고 승리를 선언한다 해도. . . 혹은 다른 나라들의 보복에 대해 한층 더 높은 수위의 조치로 맞대응을 한다 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금요일에 와튼 스쿨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지금으로부터 3 개월 뒤 특정 관세율이 어떻게 될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그 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굳이 알지 않고도?그의 생각이 틀렸다는 데 큰 돈을 걸겠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는 타당한 이유일까요? 관세가 발표되던 날, 저는 텔레비전에 출연한 평론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행동(impulses)’에도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트럼프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다음 중 일부 또는 전부가 그 목표에 해당됩니다. 미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 수출 진작 수입 억제 무역적자 축소 또는 해소 온쇼어링(onshoring)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 불공정 대미 무역관행 저지 다른 나라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미국 국고 수입 창출이들 모두가 그 자체로 바람직하며 관세로 얻어지는 논리적 산물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쉽기만 하다면야. 문제는 현실 세계에서, 특히 경제에 있어서는 고려해야 할 2 차, 3 차 결과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경제학도 물리학처럼 ‘A 를 하면 B 가 벌어진다’는 식의 믿을 만한 결과에 의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의 말을 빌자면, “전자가 감정을 갖고 있다면 물리학이 얼마나 더 어려워질지 상상해보라”는 것입니다. 글쎄요, 경제와 시장은 거의 전적으로 사람들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며, 사람들에게는 감정이 있고 그로 인해 이들의 반응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경제학에 있어, 다른 사람들은 A 라는 행동에 반응을 하지만 A 라는 행동이 일으키는 B 라는 결과에도 반응을 하게 마련이며, 우리는 이러한 반응이 가져오는 효과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장기적 여파가 중요한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이는 또한 예측 불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정치도 그 나름의 셈법을 가지고 현안에 있어 극히 중요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역할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촉발될 수 있는 결과들 중 일부를 예로 들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일이 나열하자면 길고, 상당수는 특히 심각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다른 국가들의 보복조치 물가상승 및 인플레이션 확대 물가상승 및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으로 인한 수요 붕괴 미국 및 전 세계에 걸친 경기침체와 일자리 소멸 공급 부족 세계질서의 막대한 변화줄줄이 이어진 것들이 많고 많은데, 이 모든 것들을 다 공평하게 다루자면 이 이야기만 한없이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몇 가지만 간단히 언급해보겠습니다.
어떤 국가들은 협상에 나설 것입니다?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결국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미국이 ‘가장 좋은 패를 쥐고 있으니까.’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그 지도자들이 강하게 보이기를 고집한 나머지 협상을 거부하고 갈등이 고조될 수 있습니다. 보다 더 높은 ‘상호관세’는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어떤 긍정적 결과도 달성하지 못할 것 같고 아마도 양 당사국 모두의 삶을 악화시킬 것입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점증적인 문제들이 다른 나라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보다는 낫다 하더라도 여기서 오는 만족은 미미할 것입니다.
관세로 인해 가격이 인상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관세는 수입에 매겨지는 세금이며, 누군가는 이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의 경우 뿐만 아니라 수입 재료나 부품이 들어가는 미국산 제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그 여파가 광범위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제품이 국경을 넘을 때 관세를 지불하는 쪽은 수입업체이지만, 그 비용은 대개 그 제품의 궁극적인 구매자인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제조업체, 수입업체, 수입국, 또는 수입업체가 자기 사업을 보전하기 위해 세금을 부담하기로 결정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이윤을 줄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며, 많은 경우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그렇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지도 않습니다.
저는 2022 년 3 월 메모 〈국제 문제의 시계추 (The Pendulum in International Affairs)〉에서 1995 년부터 2020 년까지 미국 내구 소비재 가격은 실질가격 기준으로 40% 하락했고 전체 물가상승률 평균은 연 1.8%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내구 소비재로는 주로 자동차, 가전제품, 전자제품이 해당되며, 이 중 상당 비중이 수입되어왔습니다. 저가수입이 억제되거나 배제되었더라면 물가상승률이 어땠을까요?
그러나 앞서 열거한 목표들 중 첫 3 가지가 실제 달성되어 미국에서 구매되는 제품들 중 더 많은 것들이 미국에서 만들어진다고 가정해봅시다. 첫째, 대부분의 경우 가동 가능한 제조능력이 충분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미국 내에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용 평판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미국 내 수요 중 의미 있는 비중을 충족시킬 만한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는 여러 해가 걸리고, 이는 그 사이에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하거나 판매가격이 과거 수준에 관세를 더한 만큼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제조업 일자리 복구를 목적으로 하는 신축 공장들은 건설 인허가에서 완공까지 수 년이 걸릴 것이며, 그 건설비는 향후 여러 해에 걸친 이익 창출 전망이 있어야 정당화될 것입니다. 이는 자동화 및 인공지능 분야의 향후 발전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미 어려워진 결정들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업 CEO 들이 재협상(또는 신정부 출범으로 인한 중단) 가능성이 있는 관세를 근거로 이런 투자를 감행할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및 캐나다 제품에 부과한 25% 관세는 그가 1 기 집권 당시 협상하여 2020 년에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대체했고, 그 협정 또한 1994 년에 체결된 북미 FTA 를 대체했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셋째, 아마도 현재 미국 내에는 미국 국민들이 쓸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및 개발도상국들의 모든 근로자를 대체할 만한 숙련된 인력이 충분치 않을 것입니다. 넷째, 왜 미국인들은 애초에 수입품을 구매해온 것일까요? 그 이유는 수입품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잃어버린 일자리들은 무슨 이유로 없어졌던 것일까요? 미국 근로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도 다른 나라 근로자들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았지만 미국 제품이 더 높은 판매가를 정당화할 만큼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1950 년에 폭스바겐 330 대를 수입하다가 2012 년에 40 만 대 이상을 수입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미국의 관세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간단한 사실은 외국 제품이 미국에서 생산된 그에 상응하는 제품보다 구매 비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관세가 붙은 수입품보다 미국 내 생산품이 더 저렴해질 만큼 높은 관세를 매기더라도, 그 가격은 미국인들이 익숙하게 지불해온 가격보다 절대적으로 더 높을 것입니다. 가령,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는 미국에서 생산된 스마트폰 가격이 3,500 달러가 될 수도 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는 생필품 비용을 지불하고 남은 소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물가 상승이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만큼 빠르게 일어나지 않는 한 그렇게 될 텐데, 설령 그처럼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 이루어진다 해도 이는 위험한 악성 인플레이션이 몰려온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고물가는 단위 판매량 감소 및 그로 인한 영업이익률 하락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분 보시기에 모순적인 말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경제학자인 브린 캐피털(Brean Capital)의 콘래드 드콰드로스(Conrad DeQuadros)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경기침체를 알려줄 최고의 선행지표로 여깁니다. 이익률이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기업은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직원 해고 등의 비용절감 조치를 시행하여, 종종 경기 침체가 초래됩니다.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며 상충관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무역 및 관세 분야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가령, 2018 년에 수입산 철강에 관세가 부과되어 미국 철강업계 일자리 1 천 개를 지켜냈다는 기사(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가 요즘 널리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철강 사용업계에서는 75,000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또는 신규채용 가능성이 있었던 근로자들이 채용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2016 년 5 월 〈경제 현실 (Economic Reality)〉이라는 메모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중국에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추산되는 320 만 미국 근로자들과 수입품 구매를 위해 훨씬 더 높은 값을 치러야 했을 수억 명의 국민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서로 견줄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사람들은 불안감을 더 강하게 느낄수록 위험 감수를 더욱 꺼리게 됩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을지 모르는 이전보다 더 불확실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거나 계약을 체결하기를 꺼리게 될 수 있고, 잠재적 이익 한 단위에 대한 대가를 아마도 더 적게 지불하려 할 것입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그가 “양적 확률에 의해 도출된 양적 이익의 가중평균의 결과가 아닌, 무위(inaction)보다는 행동을 택하는 자발적 충동”이라고 설명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에서 힘을 얻는 것이 경제 활동이라고 했습니다(출처: 위키피디아). 이러한 충동의 원천은 대개 낙관주의이며, 이는 아마도 소비자 신뢰지수에 반영되어 나타납니다. 우리 앞에 놓인 환경에서는 무엇이 긍정적인 야성적 충동의 원천이 될까요?
국제 정세
관세 관련 상황 전개의 여파는 국제 무대로 중대하게 확산되며 경제학의 범주를 훨씬 넘어섭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국제무역은 전 세계에 막대한 유익을 끼쳤습니다. 전후 재건을 위한 지출, 기술 및 경영 발전, 인프라 개선, 자본시장 확대와 더불어 세계화는 그야말로 모든 배들을 띄워 올려주는 경제적 조류의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물론, 일부 국가와 일부 개인이 다른 국가나 개인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거의 모두가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됐습니다. 지난 80 년 동안 우리가 대체적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려온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역사상 최고의 시대에 사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세계화의 주된 이점은 ‘비교우위’라고 합니다. 각 국가마다 자국이 더 잘 그리고/또는 더 저렴하게 생산해내는 물건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물건의 경우에는 상황이 그 반대이기도 합니다. 각국이 전자의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하고 후자의 제품을 다른 나라에서 구매하면, 집단 복지(collective welfare)가 전반적인 효율성 증대로 인하여 극대화됩니다. 제가 금요일에 블룸버그 TV 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탈리아는 파스타를 만들고 스위스는 시계를 만듦으로써 우리 모두가 더 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역장벽으로 인해 이탈리아가 스스로 사용할 시계를 만들고 스위스도 스스로 먹을 파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면, 양국 국민들은 결국 외국으로부터 더 저렴하게 사들이곤 했던 제품에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거나, 아니면 국내에서 생산된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소비하거나, 혹은 이 두 가지 모두를 겪게 될 것입니다.
특히 미국 국민들은 대부분의 재화가 다른 나라?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더 값싸게 생산 가능하다는 사실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누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지만, 또한 거의 모든 미국인이 국산품을 구매해야만 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었습니다. 월마트에 있는 비식품 제품 대부분이 수입산인 것은 바로 이러한 간단한 이유 때문입니다.
세계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준 또 다른 요인을 들자면, 저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행동이 “계몽된 자기 이익의 추구에서 우러난 세계 모든 국가들을 향한 관대함”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셜플랜에 따라, 우리는 서유럽 재건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차관이 아닌 무상으로) 지원했습니다. 비슷한 일례로, 1945 년부터 1952 년까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일본의 재건 및 경제 강화를 이끌었습니다. 이후 미국은 (a) 광범위한 대외 원조를 제공하고, (b) 개발도상국 의료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c) 외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 및 미국 학생들의 외국 유학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d)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파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관대함의 사례들입니다. 각각의 ‘거래’에 있어, 우리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베풀어주었으며, 냉소주의자는 우리가 호구처럼 행동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을 그저 후덕한 행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에 따르면, 마셜플랜은 “미국 상품 판매를 위한 시장을 제공하고 믿을 수 있는 무역상대국을 만들어냈으며 서유럽에서 안정적인 민주 정부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습니다. 이만하면 상당히 괜찮은 보답을 받은 셈입니다. 다른 나라 국민들이 많은 공짜 선물을 받긴 했지만, 분명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사회주의를 억제하고 여러 나라를 미국과 함께하는 방위 대열에 합류시키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번영된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여 미국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서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역으로 뒤바뀌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우리의 무역 상대국들을 적으로 돌려 우방국들이 괴롭힘과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자본 및 여타의 원조가 필요해서 우리에게 의존해온 국가들이 이런 것들을 얻기 위해 대신 중국과 러시아에 의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미국 및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첫 두 가지는 우리가 중요한 우방국들을 잃어버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여러 나라의 우호적 시각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제 친구 마이클 미스(Michael Smith)의 말처럼, “여러분은 동시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의 경우는 미국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지금껏 미국 경제, 법치, 재정 건전성을 전 세계가 높이 평가한 덕분에 우리는 신용한도도 없고 청구서도 날아오지 않는 “골드 신용카드”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25년간 매년, 그리고 지난 45년 중 4년을 제외한 매해마다 재정 적자운영이 가능했으며, 특히 최근 5 년간에는 매년 1 조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즉, 우리는 능력 이상의 씀씀이를 유지하며 살 수 있었고, 연방정부는 세금 및 수수료 수입 이상의 지출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 가진 최악의 오점에 속하는 무려 36조 달러에 달하는 정부부채 그리고 이를 야기시킨 미국 정부의 지독히도 무책임한 행동을 초래했습니다.
저는 미국 정부가 갑자기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이고 균형예산을 달성하기 시작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골드 신용카드에 기대어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입장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 국채 매입을 전보다 꺼리게 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재정 운영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까요? 우리가 세계 최강의 신용도를 유지하더라도, 그들이 우려, 악의, 혹은 정치적 동기로 말미암아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재무부 국채 입찰이 실패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연준이 매도 실패 물량을 매입하리라 보지만, 연준이 매입에 필요한 돈을 은행 계좌에 넣어 가용할 자금을 만들어내는 것은 달갑지 않습니다. 결국,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 것이겠습니까?)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어도 우리가 세계 최강의 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국채 매수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 재정적자는?그리고 이로 인한국가부채는?어떻게 될까요? 지금껏 미국 무역적자 중 일부는 아마도 미국 국채 매입을 통해 다시 순환되어 들어왔을 것입니다. 이런 흐름이 중단되면 국채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제 2차 세계대전 및 그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면 미국은 줄곧 ‘패를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힘을 믿고 이를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관세정책이 바로 그런 것이며, 더 이상 세계의 다른 모든 국가들을 위한 ‘잔치를 열어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이득을 바라고 하는 관대한 아량은 이제 더 이상 없고,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는 거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요일 블룸버그 TV 출연 후 많은 호응을 받았는데, 그 중 한 시청자가 보내주신 의견으로 이 주제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1980 년대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피터 나바로 같은 사람들이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을 앞지르는 일본은 미국의 미래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실제 앞서 나갔으며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이후 미국 경제는 일본에 비해 규모 면에서 2 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인구 변화 및 통화 강세를 고려하고도 2 배나 성장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우위를 잃었음에도 2 배 성장을 한 것인데, 어쩌면 오히려 그 점이 부분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여 2 배 성장을 이루게 된 것은 아닐까요?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제트 엔진 판매 이익률이 아마도 일반 대중에게 판매되는 자동차에 비해 훨씬 더 높을 테니까요.
일본은 자동차 생산 분야에서 자국의 우위를 활용했고, 미국은 자국만의 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분야로 옮겨갔습니다. 이것이 역동적인 글로벌 경제가 마땅히 운영되어야 할 바로 그 방식이 아닐까요?
제가 지난 9 월의 메모에서 질문한 바와 같이, 자국 경제가?가만히 내버려두면 스스로 자연스러운 경로를 따라갈 텐데?정부의 정책적 선호를 충족시키도록 만들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경제법칙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 좋은 생각일까요? 관세란 (a)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면 발생될 수출을 막고 이로써 (b) 자국 기업들이 스스로 기능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매출을 달성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외부성’ 또는 ‘인위성’입니다. 그 대가는 무엇이며, 누가 그 대가를 짊어지게 될까요?
결론
저는 지금껏 있었던 관세조치가 축구 팬들이 말하는 소위 ‘자책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이는 브렉시트와 매우 닮아 있으며, 브렉시트의 결과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는 GDP, 사기(士氣), 동맹의 측면에서 영국 국민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안겨주었고, 영국의 국정관리 및 안정성에 대한 평판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이 모든 피해는 스스로 자초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침 제가 이야기했던 전후 시대의 99%에 해당되는 저의 일생 동안 세상사가 흘러온 방식이 좋았다고 봅니다. 미국 정부지출 중 일부는 분명 국내외 양쪽에서 허투루 쓰이기도 했고, 정부부채란 결코 칭송할만한 것이 아니기는 합니다. 그러나 저는 평화롭고 번영되며 갈수록 건강해지는 세상에서의 삶을 즐겼고, 이것이 바뀌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불과 2달 전만 해도 미국 경제는 호조를 보였고,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었으며,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 예외주의라는 말까지 흔히 회자되고 있었습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발효되면 미국 경제는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침체, 더 높은 물가상승, 그리고 광범위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세를 전부 원상태로 돌리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이 사건을 없던 일로 하고 대미관계에 있어서 우려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술한 관세제도의 목표 중 일부가 달성될 가능성을 누구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 제조업이 성장하여 신규 일자리와 더욱 든든한 공급망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국제무역에서 미국에 대한 대우가 더 공정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 수입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바랐던 혜택들 중 일부는 아마도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무역적자 축소의 경우, 미국이 타국보다 규모가 큰 부국으로서 더 높은 구매력을 유지하는 한, 타국의 대미 수입량보다 더 적은 양을 해외로부터 수입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 근로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받아 대부분의 미국산 상품들이 다른 곳에서 생산된 상품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한, 특히나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바랐던 결과가 실현될 수도 있고, 혹은 부정적인 결과를 체감하게 될 수도 있으며, 아니면 이 두 가지가 모종의 조합을 이루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여파는 아마도 거의 즉각적으로 체감되겠지만, 어떠한 이득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여러 해에 걸친 조정기간이 지난 후에서야 오로지 결과적으로만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금융시장은 어떨까요? 지난 며칠 사이에 경제전망이 크게 바뀌었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주식시장은 대폭락을 겪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핵심적인 질문은 지금까지의 반응이 적절했는지에 관한 것으로, 과연 적절한 반응이었는지 혹은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것이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여느 때에 비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가 훨씬 더 어려운 이유는 앞으로의 경제 환경이 우리가 지금껏 살아온 환경과 크게 다르지?아마도 더 나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거의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관세가 발표된 대로 유지되어 이에 대한 보복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번진다면 그 경제적 여파는 참으로 암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다 더 냉철한 이성(그리고 매우 부정적인 정치 및 주식시장의 반응)이 득세하여 해를 덜 끼칠 수준까지 관세를 되돌리고, 어쩌면 자유무역의 이득도 얻게 될지 모릅니다.
연준은 어떤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경기침체의 위협으로 인해 경제활동을 진작시키고자 금리인하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물가상승 압박 때문에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하느라 금리인하가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가에 관세까지 더해져서 야기되는 인플레이션의 경우 고금리 같은 물가상승 퇴치 수단은 전형적인 수요 증가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의 경우에 비해 아마도 그 성공 가능성이 더 낮을 것입니다. 오늘 메모의 제목은 특히 연준의 대응조치에 걸맞을 것 같습니다. 분명히 아무도 모릅니다.
오크트리가 참여한 시장들에서, 채무불이행에 대한 (근거가 없지도 않은) 공포로 말미암아 수익 스프레드를 대폭 인상하는 형태의 위험 보상이 이루어지면서,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부실 사례가 더 늘어나고 맞춤형 자본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는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빠르게 최근 시장의 기회추구형 대출펀드 투자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 됩니다.
마크 트웨인의 명언에서 따온 표현을 써보자면, 역사상 줄곧 각운을 맞추며 이어지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번 메모를 쓰면서 리먼 파산 이후 작성한 메모의 제목을 다시 사용했듯이, 당시 메모의 종결부 단락도 다음과 같이 차용해보겠습니다.
향후 전망에 구름 한 점 없고 자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몰랐던 18, 24, 36 개월 전에는 모두들 기꺼이 매수에 나섰습니다. 이제 지금껏 상상 못했던 위험이 우리 앞에 펼쳐져 시장가격에 반영된 만큼, 지금은 목욕물과 함께 버려진 아기처럼 귀한 저평가 자산을 찾아볼 적기입니다. 우리는 이를 찾아 나선 상태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관세 발표 당일에 몬트리올에 그리고 그 다음 날에 토론토에 있는 투자자들을 만나러 간 것이 제겐 행운이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캐나다에 가 있었다니! 그곳에서 만남을 시작할 때마다 매번 저는 캐나다를 존중하며 캐나다를 미국의 친구이자 동맹으로 여기는 수억 명의 미국인들 중 한 사람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들의 환대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 전 세계 친구들과 소통하기 좋은 때입니다.
2025 년 4 월 9 일
출처=오크트리 캐피탈 웹사이트
정리=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