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연일 고공행진, 주주들에 '꽃놀이패' 된 유상증자

입력 2025-04-21 17:00
수정 2025-04-22 09:20
이 기사는 04월 21일 17: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거듭 정정 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상황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꽃놀이패가 됐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21일 0.24% 상승한 83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8일부터 10거래일 가운데 이틀을 제외하고 주가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3월20일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62만대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증자 규모 변경 등을 거친 뒤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말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은 뒤 이달 8일 정정 신고서를 통해 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대신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가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그룹 경영권 승계와 연관성을 해소하기 위해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도 이뤄졌다.

증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큰 데다 갑작스럽게 발표되면서 커졌던 주주들의 불만이 한화그룹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면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방산 분야에 1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은 점도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금감원이 지난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 요구를 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더욱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때와 비슷하게 금감원이 거듭 정정 요구를 해 유상증자가 무산되면 주식 희석 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주가 상승 동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조3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무산되더라도 한화에너지 등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조3000억원이 들어오는 만큼 호재는 여전하다는 인식이다.

반면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감원이 제동을 걸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매끄럽지 못한 과정이 있었던 만큼 이후에 나온 대처는 사실상 사후약방문에 가깝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가치 희석이라는 우려가 사그러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