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1일 14: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A- 한국토지신탁과 BBB+급 CJ CGV이 각각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 A- 이하 신용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신탁 기업 한국토지신탁은 오는 22일 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지난해 600억원 규모에서 발행 규모를 소폭 줄였다. 같은 업종인 한국자산신탁(KAIT)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기존 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CJ그룹의 계열사 CJ CGV도 다음 달 BBB+ 신용등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의 발행으로 KB증권이 단독 주관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는 대규모 미달 사태를 겪었다. 이후 한동안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중단한 채 기업어음(CP) 등 단기 자금 시장을 활용했다가 이번에 다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것이다.
CJ CGV도 홈플러스 사태 이후 신용등급 A-이하 회사채의 미매각 사태가 잇따르자 발행 물량을 400억원(최대 800억원)으로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에는 1200억원어치를 발행에 960억원이 미매각돼 증권사가 물량을 떠안았다. 신종자본증권은 선순위 채권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금리는 높아 기관투자가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찾는 상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발행 규모를 최소화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신용등급 기업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에 A-이하 회사채의 미매각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중앙일보의 계열사인 SLL중앙(BBB)은 지난 3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해 일반 투자자와 법인을 대상으로 회사채를 셀다운(재매각)하며 물량을 소화했다. 이달 하림지주(A-) 2년물도 500억원 모집에 100억원 가량 미매각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비우량 신용도 기업의 자금조달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A3 등급 이하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규모는 약 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달 1조390억원 규모에 비해 60% 줄어든 수치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